새학기 앞두고 걱정 커진 부모들
위치 추적·주변소리 들을 수 있어김하늘양 사건 이후 앱 설치 70배
도우미 구해도 안심하기 어려워
부모들끼리 요일 나눠 ‘품앗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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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이 걱정되긴 하지만 당장 아이 안전을 확인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어요.”
직장인 조모(45)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에게 스마트폰을 사 주기로 했다. 위치 추적이나 특정 장소에 도착했을 때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기 위해서다. 조씨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하늘양 사건을 보면서 학교도 안전하지 못한 장소라는 걸 알게 됐다”며 “등하교 도우미를 구하긴 했지만, 그래도 직접 아이가 어디 있는지를 확인해야 안심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신학기를 앞두고 위치 추적이나 스마트폰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른바 ‘자녀보호’앱을 설치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아이가 혼자 있는 시간이 없도록 하교 도우미를 구하거나 하교와 동시에 픽업이 가능한 학원 등을 뒤늦게 알아보는 경우도 있다. 이번 사건의 여파로 아이들의 하굣길 안전에 학부모들이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실제로 데이터플랫폼 기업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자녀 위치 알람, 실시간 위치 추적, 주변 소리 듣기 등이 가능한 앱인 ‘파인드마이키즈’는 김양 사건 이후 하루 신규 설치가 254건에서 1만 7874건으로 70배 늘었다. 유사한 기능인 ‘아이쉐어링’도 1398건에서 3470건으로 3배 가까이 설치 건수가 증가했다.
이 밖에도 비상 상황 시 버튼만 누르면 보호자에게 알람이 가는 ‘안심 터치벨’, 학교 등하교 시 알람을 제공하는 ‘안심 알리미’ 등도 부모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둔 서모(37)씨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처럼 학교에서도 등하교 알림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했으면 한다”며 “스마트폰을 사주고 싶지는 않은데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하교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리러 오는 학원에는 관련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는 도모(50)씨는 “하교할 때 문자를 남기고 공부하는 모습도 찍어서 보내 주니 학부모들 만족도가 높다”며 “이번 사건 이후 추가 등록 문의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원이나 하교 도우미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라면서 가족이나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김모(39)씨는 “원래는 아이 혼자 하교하는데 새학기 때는 아무래도 불안하다. 어쩔 수 없이 친정엄마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 최모(41)씨는 “양가 부모님에게 도움을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맞벌이라 매일 아이를 데리러 갈 수가 없다”며 “처지가 비슷한 부모들끼리 ‘품앗이’를 해서 요일을 나눠 아이들을 데리러 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2025-02-1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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