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재현 회장 둘러싼 비자금 의혹 보따리

CJ 이재현 회장 둘러싼 비자금 의혹 보따리

입력 2013-05-23 00:00
수정 2013-05-2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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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CJ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면서 이재현 회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2009년 전 재무팀장 이모씨를 통해 수천억원의 차명재산 존재가 드러난 이후 이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이 된 적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이 회장을 둘러싼 의혹은 당시 드러난 4천억원대의 차명재산에서 출발한다.

이 회장은 이 차명재산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그 출처와 사용처에 대한 궁금증이 가시지 않았다.

이 회장은 우선 해외에 다수의 특수목적법인 등을 설립해 본사 및 계열사와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법인세나 소득세를 탈루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그룹 측이 2008년께 홍콩의 한 특수목적법인 명의로 자사주 70억여원을 매입했으며 이 자금이 조세피난처에 숨겨온 비자금이라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CJ가 국내에서 조성한 비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뒤 홍콩과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 등에 특수목적법인을 세우고 국내에 재투자하는 식으로 돈세탁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회장이 차명계좌를 통해 관계사 주식을 거래하는 수법으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기면서 양도세를 포탈했다는 의혹도 검찰이 들여다보는 대목 중 하나다.

검찰은 CJ그룹이 해외 법인을 통한 비자금 조성이나 차명 주식 거래를 통해 포탈한 세금 규모가 2007∼2008년께 이후 수백억원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회장 일가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1천400여억원에 달하는 해외 고가의 그림을 사들였는데 이 과정에서 가격을 부풀려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외 법인을 통해 고가의 악기를 사들인다는 명목으로 거액을 빼돌렸다는 설도 있다.

각종 의혹이 쏟아지다 보니 이 회장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을 둘러싼 소송을 제기하면서 부담한 인지대 수백억원도 CJ그룹의 비자금 중 일부 아니냐는 의심까지 사고 있다.

이 회장이 무기명 채권으로 관리하던 비자금 500여억원을 딸 경후씨와 아들 선호씨에게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2006년께 차명으로 갖고 있던 자사주를 팔아 무기명 채권 500여억원 어치를 사고 이를 다시 현금으로 바꿔 두 자녀에게 250여억원씩 증여했다는 것이다.

이번 검찰 수사의 핵심이 탈세인 만큼 이 회장이 편법 증여를 통해 거액의 증여세를 탈루했는지 향후 수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미심쩍은 부분도 있다.

CJ그룹이 화성동탄물류단지 조성 과정에서 국외에서 관리하는 비자금으로 외국계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가장해 부지 일부를 사들인 뒤 더 비싼 값으로 양도해 수백억원의 차익을 챙겼다는 내용이다.

검찰 관계자는 23일 “수사의 핵심은 소득세를 위주로 한 탈세 의혹”이라면서도 “자금을 따라가다가 여러 가지 확인할 부분이 나오면 살펴볼 것”이라며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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