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기성 정치인에 끔찍한 밤” 평가
9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 주 대통령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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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이하 현지시간) 21% 개표 진행을 기준으로 민주당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58%)이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40%)을 여유있게 앞서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약 23%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34%의 득표로 존 케이식 주지사(15%), 젭 부시 전 주지사(12%),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12%)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이번 프라이머리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
투표가 종료된 이날 오후 8시를 기해 CNN과 AP 등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민주당에서는 샌더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를 각각 ‘승자’로 지목했다.
언론들의 승자 선정은 자체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이뤄졌다.
CNN은 클린턴 전 장관이 샌더스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패배를 인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개표 시작 때 나타났던 대선주자 간 득표율 격차가 20% 이상의 개표율을 보이는 시점까지도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어, 중·후반부에서 어떤 후보에게 ‘몰표’가 나오지 않는 이상 미국 언론들이 선언한 승자가 바뀔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이런 결과는 투표 전부터 예상됐다.
뉴햄프셔 주 지역방송 WMUR와 CNN이 전날까지 공동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에서는 샌더스(61%)가 클린턴 전 장관(35%)을, 공화당에서는 트럼프(31%)가 루비오(17%)나 크루즈(14%)를 각각 두드러진 격차로 앞섰기 때문이다.
선거 전날의 대선 주자 유세 현장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감지됐다.
트럼프는 전날 오후 뉴햄프셔 남부의 경제 중심지 맨체스터에서 가장 큰 공공시설인 버라이존 체육관에 강풍과 폭설을 동반한 한파에도, 약 5천 명의 지지자들을 끌어모으는 ‘세 과시’를 했다.
샌더스 역시 맨체스터 팰리스 극장에서의 유세 때 좁은 공간 때문에 500여 명 남짓한 지지자를 모이게 했지만, 연합뉴스 특파원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온 취재진 100여 명이 좌석 뒤쪽과 복도 틈새를 발 디딜 틈 없이 채웠다.
CNN은 샌더스와 트럼프를 ‘승자’로 지목하며 “민주 공화 양당의 기성 정치인들에게는 끔찍한 밤이 됐다”고 평했다.
이들 두 사람이 때로는 실현 가능성을 의심할 정도로 과격하고 급진적인 주장을 마다하지 않는 ‘아웃사이더’였던데 비해, 민주당의 클린턴 전 장관이나 공화당의 부시 전 지사, 케이식 지사 같은 이들은 기성 정치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 결과가 비록 양당의 대통령선거 대의원 할당에서 실제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대선 일정의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고 대선주자의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는 면에서 ‘기성 정치인’들의 절치부심이 앞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미국의 정치 분석가들은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