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Health Issue] 혈관·조직에 직접 닿는 기구는 세균·미생물 99.9999% 사멸시켜야

[Weekly Health Issue] 혈관·조직에 직접 닿는 기구는 세균·미생물 99.9999% 사멸시켜야

입력 2013-05-20 00:00
수정 2013-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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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소독과 멸균을 같은 뜻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소독과 멸균은 분명히 다른 개념이다. 가장 큰 차이는 멸균은 수술기구의 모든 세균과 미생물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소독보다 한 단계 높은 제균을 뜻한다.

의료 현장에서 멸균과 소독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멸균이 필요한 수술기구를 소독만 해서 사용하면 수술창상 감염 위험이 높으며 일단 감염되면 재수술은 물론 최악의 경우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인체 조직이나 혈관에 삽입하는 모든 의료기구는 멸균기를 통해 미생물을 완전 상태, 즉 99.9999%까지 사멸시켜 사용해야 한다. 특히 수술기구의 멸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환자의 혈관과 직접 접촉하기 때문이다. 조직이나 혈관과 접촉하는 의료기구를 멸균 대신 소독만 해서 사용할 경우 그만큼 치명적인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내시경처럼 혈관에 직접 닿지 않는 기구는 화학소독제 등으로 소독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대한수술간호사회 조사 결과, 병원에서 반드시 멸균해서 사용해야 하는 수술기구를 제대로 멸균하지 않고 재사용하는 이유로는 응답자의 60%가 ‘의료 현장에서 소독용액을 이용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서’라고 응답했다. ‘수술기구의 형태나 크기가 멸균기와 맞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멸균 대신 소독만 하는 곳도 적지 않았다.

우진하 수술간호사회 회장은 “보건복지부는 2010년 ‘의료기관 사용 기구 및 물품 소독지침’에서 ‘멸균지침’을 제시하고도 ‘소독지침’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멸균의 중요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면서 “게다가 이 지침이 권장사항이어서 이에 따른 의료기관들의 교육 및 준수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회장은 “수술의 성패는 의사의 기량과 멸균 관리가 좌우하는데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기에는 우리의 인식이나 환경이 너무 미흡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3-05-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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