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끄러워진 북·중 관계
북한의 특사 파견을 계기로 그동안 불편했던 북·중 관계가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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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행이 최근 북한 조선무역은행과의 금융거래를 중단한 것을 비롯해 중국은 통관, 관광, 물류 등 분야에서 제재를 시행했을 뿐 아니라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자제하라며 북한을 비난했다.
고위층 왕래는 중단된 상태였다. 지난해 11월 리젠궈(李建國) 정치국원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한 이후 고위층 간 왕래 소식이 나오지 않았다. 양국 간 의사소통 채널은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과 평양주재 중국대사관통로로 제한됐다.
북한의 잇단 도발에 더해 최근 북한의 중국 어선 억류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중국 내 대북 여론은 극도로 악화됐다. 중국 언론들은 22일 북한에 억류됐던 중국 어선이 식량과 경유, 그리고 통신기기 등이 모두 털린 상태로 돌아왔고, 자국 어민에 대한 가혹 행위도 있었다며 이례적으로 북을 맹비난했다. 중국 외교부가 공개적으로 북한에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촉구한 것도 드문 일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특사 파견이 ‘중국이 전과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 전문가는 “중국이 북에 대한 태도를 바꿔 제재가 지속되는 시점에서 특사가 파견된 것”이라면서 “이는 북한이 밖에서 보이는 것보다 절박한 상태라는 신호로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방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3-05-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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