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병사에게 총 쥐어준 軍

관심병사에게 총 쥐어준 軍

입력 2014-06-23 00:00
업데이트 2014-06-2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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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전선 GOP 총기 난사·총격전… 5명 사망·8명 부상

전역을 3개월도 남기지 않은 육군 병사가 동부전선 최전방 일반전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탈영한 데다 아군과 총격전까지 벌인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4명의 사망자를 낸 2011년 7월 인천 강화도 해안소초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최악의 참사로, 군의 허술한 관심병사 관리 체계와 병영 생활 개선 문제 등 총체적 부실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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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도는 거리
긴장감 도는 거리 동부전선 최전방 GOP 총기 난사 탈영병 사건이 발생한 강원 고성군에서 한 병사가 실탄을 장착한 K3 기관총 조준경을 통해 거리를 주시하고 있다. 그 아래로 군 장병들이 수송트럭을 타고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고성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2일 국방부에 따르면 동부전선인 강원 고성군 육군 22사단 55연대 소속 GOP에서 주간경계근무를 마친 임모(22) 병장이 전날 오후 8시 15분쯤 소초(생활관)로 복귀하려던 동료 부대원들에게 수류탄 1발을 투척하고 K2 소총 10여발을 발사한 뒤 무장한 채 달아났다. 이 사고로 GOP 동료 장병인 김모(23) 하사 등 5명이 사망하고, 문모(22) 하사 등 7명이 부상했다.

군 당국은 사건 발생 2시간 후인 오후 10시 12분 고성지역에 북한의 국지도발 징후 발견 시 발령되는 방어 준비 태세 중 최고 수준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군은 사건 발생 사실을 오후 10시 40분쯤에야 언론에 공개했고, 실제 사고 현장에서 4~5㎞ 떨어진 곳에 민가가 밀집해 있어 국민 안전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은 사건 발생 18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2시 17분쯤 사고 현장에서 10여㎞ 떨어진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제진검문소 북쪽 300m 지점 숲 속에 은신한 임 병장을 발견했다. 하지만 임 병장이 먼저 소총을 발사해 총격전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소대장 한 명이 팔에 관통상을 입었다. 군은 인근의 명파리 주민들에게 대진초등학교로 대피령을 내리고 대치 상태를 이어 갔다.

2012년 12월 17일 입대해 올해 9월 16일 전역 예정이던 임 병장은 지난해 1월 해당 부대에 신병으로 전입했을 때부터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관심병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 병장은 지난해 4월 인성검사에선 특별관리대상인 A급 관심병사로 지정돼 근무 부적격으로 분류됐으나 11월 2차 인성검사에서 중점관리대상인 B급 관심병사 판정을 받아 같은 해 12월 GOP 근무를 시작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용어 클릭]

■GOP 북한과 대치하는 비무장지대(DMZ) 아래 남방한계선 이남에서 적의 동태를 살펴 주력 부대를 적으로부터 방호하는 초소다. DMZ 내에서 북한 초소의 동태를 24시간 감시하는 최전방 관측소 GP보다 후방에 있지만 비상사태 발생 시 ‘선조치 후보고’를 실현해야 하는 전진기지로 초병 상호 간의 신뢰와 정신적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4-06-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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