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총기난사 탈영병, 범행-도주-생포까지 긴박한 42시간

[속보] 총기난사 탈영병, 범행-도주-생포까지 긴박한 42시간

입력 2014-06-23 00:00
업데이트 2014-06-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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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한 군 장병들이 22일 강원 고성군 일대에서 총기 난사 후 탈영한 임모 병장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고성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무장한 군 장병들이 22일 강원 고성군 일대에서 총기 난사 후 탈영한 임모 병장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고성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강원도 동부전선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무장 탈영한 임모(22) 병장이 범행 42시간여 만에 검거됨에 따라 고성지역 주민을 불안에 떨게 한 GOP 총기 난사 사건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심병사 관리뿐 아니라 사고 발생 이후 초동 대응부터 검거까지 군의 사건 발생 후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군 당국은 임 병장이 23일 자살을 기도했지만 이날 오전부터 대치상태에서 수색부대원들에게 사격을 가하는 등의 극단적 행동을 취하지 못한 것에 주목한다. 이는 무엇보다 군 대테러 전문요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비무장 상태로 접근해 지속적으로 투항을 권고했고 현장에서 눈물로 임 병장을 설득한 부모와 형의 노력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공연대 중대장과 703특공연대장, 8군단 헌병대장은 이날 오전 11시 25분부터 임 병장의 부모와 형을 대동하고 “우리는 사살 의도가 없다. 비무장이다”라고 설득을 시도했고 임 병장은 “나는 어차피 엄청난 일을 저질렀는데 돌아가면 사형 아니냐. 나갈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대화는 오후 2시 55분까지 계속됐고 임 병장은 자살 기도 30분 전인 오후 2시 25분쯤 군 당국에 펜과 종이를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임 병장이 사실상 유서 형식의 글을 남긴 것으로 추정돼 군 당국이 조사 중이다.

하지만 군 당국은 사건 발생 40여 시간이 지나고도 임 병장을 검거하지 못했고 임 병장이 범행을 저지른 지 18시간 만에 부대에서 10㎞ 떨어진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 고성 제진검문소 부근까지 도주했다는 점은 초동 대응에 실패했음을 보여 준다. 임 병장이 전역 3개월을 앞둔 말년 병장이기 때문에 주변 지형에 밝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군이 초기에 도주로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건 발생 13분 뒤인 지난 21일 오후 8시 28분 22사단의 위기조치반이 소집됐음에도 부대에서 사라진 임 병장의 신병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당시에는 사망자 수습이 먼저로 부대에서도 경황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9개 대대 35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제진검문소 주변에 은신해 있던 임 병장을 발견한 이후 벌인 작전도 미숙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 병장은 22일 오후 2시 23분 군과 한 차례 총격전을 벌인 뒤 차단선 주변 숲속에 숨어 있다 오후 11시 30분쯤 어둠을 틈타 대담하게 포위망를 뚫고자 했다. 그는 군 병력이 포위하고 있는 차단선 30m까지 접근했다. 경계 병력은 그에게 수하(암구호)를 했지만 불응하고 도주했다. 23일 오전 8시 40분에는 수색부대원끼리 서로 오인 사격을 하는 바람에 진모 상병이 우측 관자놀이를 스치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한편 유가족들 사이에서는 “사고 전에 문제 병사들에 대한 얘기를 군에 제보했었는데 아무 소식이 없었다”는 주장도 나와 군 당국이 사전제보를 묵살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임 병장에 대한 검거작전이 예상보다 길어졌다는 지적에 대해 “수색과 검거 작전이 사고자에 대한 체포와 생포를 원칙으로 했기 때문에 작전에 참여하는 안전도 고려했다”면서 “가급적 범인을 살려 범행 동기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해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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