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예비후보 대거 낙천에 불쾌감 표시 해석
퇴임 후 정치 현안에 거리를 뒀던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16일 새누리당의 4·13 총선 후보 공천 결과 당내 친이(친이명박)계가 잇따라 탈락한 데 대해 이례적으로 한 마디 했다.이 전 대통령은 이날 측근들에게 “나라가 안팎으로 어려운 때에 매우 걱정스럽다”면서 “이번 공천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 친이계로 분류되는 상당수 전·현직 의원들이 경선에 참여하지도 못한 채 ‘컷오프’(공천 배제) 되자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공천관리위가 전날 발표한 제7차 공천 심사 결과에서는 친이계 좌장이었던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주호영 조해진 의원, 강승규 전 의원,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 경선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출마 지역이 단수·우선추천지로 선정돼 공천에서 탈락했다.
또 정문헌 의원,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 김석붕 전 청와대 문화체육관광 비서관은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동관 최금락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이상휘 전 춘추관장은 경선을 앞두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도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 출근해 참모진의 보고 및 언론 보도를 통해 공천 결과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소속 출마를 결정한 임 전 실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과 의논하지 않은 독자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 전 대통령도) 사사롭게 이뤄지는 공천에 대해 그대로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정 운영에 전념했지 파당을 가른다거나 하는 일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선 캠프 출신 전·현직 의원 송년회에서 격려사를 통해 “내년 이 모임에서 더 많은 당선자가 나와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지만 바람이 이뤄지지 않은 셈이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