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ㆍ장관 불신임 추진… 정국 주도권 강화 포석
민주통합당은 1일 정부가 ‘밀실 처리’ 논란 속에 체결을 강행하려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비판 여론에 밀려 결국 연기한 한ㆍ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을 고리로 대여공세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김황식 국무총리 해임을 촉구하고, 만약 불발 때에는 국회에서 불신임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불신임안에는 김 총리는 물론 주무부처인 외교ㆍ통일 장관도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이해찬 대표는 국회에서 하금열 대통령실장의 방문을 받고 “대통령께서 국무총리를 해임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불신임 결의안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국무총리가 불신임 대상이 되면 해당 부처인 외교부와 국방부도 포함되는 게 맞다”고 했다.
특히 민주당은 협정 체결이 연기되기 전날까지도 협정의 필요성을 주장하다 불과 하루만에 ‘말바꾸기’를 한 새누리당에 대해 책임론을 부각시키고 나섰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새누리당은 비밀리에 안건을 처리한 국무회의 다음날인 27일과 28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를 지원하고 협정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며 “그런데 온 국민과 정치권이 문제점을 제기하고 반대하기에 이르자 양국 정부가 서명하기로 한 29일 당일에야 부랴부랴 정부에 협정 체결 보류를 요청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27일 논평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은 안보와 관련된 정보를 필요한 경우에 서로 교환할 수 있는 기본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협정”이라며 “국가 안보를 위한 외국과의 군사협력을 괜한 반일 감정으로 자극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음날 서면브리핑에서도 “한일 정부가 추진하는 한일정보보호협정을 독도와 위안부 등 한일 과거사 문제와 같이 묶어서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데, 이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정부를 두둔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민주당의 반대에도 협정 체결을 밀어붙인 것은 여당의 지원에 힘입었기 때문”이라며 “사과와 반성은커녕 정부에만 책임을 떠넘기고 대선을 앞두고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새누리당의 후안무치와 적반하장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정부와 여당을 싸잡아 강도 높게 비판하는 것은 야권에 유리하게 흘러가는 여론에 힘입어 국회 개원을 맞아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거머쥐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