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美 대형은행 신용강등 공포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美 대형은행 신용강등 공포

입력 2012-06-11 00:00
수정 2012-06-1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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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이번주 5곳 1~3단계 내릴 듯

스페인의 구제금융 요청으로 유로존 위기가 한 고비를 넘겼지만, 이번에는 미국 대형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로 금융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이르면 이번 주 전 세계 17개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자산 기준으로 미국의 6대 은행 가운데 5곳이 포함돼 있다. 도이체방크와 BNP파리바, 스코틀랜드왕립은행 등도 신용등급 강등 대상으로 꼽힌다. 외신들은 미국 5개 은행의 신용등급이 현재보다 1~3단계씩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 때문에 금융회사와 투자자들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은행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가능한 시나리오로 거론돼 왔지만,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되면 전 세계 금융시장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공공사업 등에 미칠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은행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차입 비용 증가와 영업 위축, 수익 감소 등으로 금융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특히 무디스에 이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등도 대형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게 되면 금융시장의 우려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한 은행 관계자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이 다른 신용평가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신용등급 강등 대상에 포함된 은행들이 이미 추가 자금 마련에 나섰으며, 대형 펀드들은 해당 은행들과의 거래량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대형은행들의 위기는 17일 총선 이후 그리스 행보의 불확실성과 미국 경제의 둔화 조짐 등과 맞물려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추가적인 악재로 부상하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12-06-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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