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나라 선수들도 놀라며 韓 훈련방식 캐물어”

“다른나라 선수들도 놀라며 韓 훈련방식 캐물어”

입력 2013-03-09 00:00
수정 2013-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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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쿨러닝’ 봅슬레이 이틀 연속 金 기적 원윤종·전정린… 18년 썰매 불모지에 꽃 피우다

“이곳은 난리가 났습니다. 다른 나라 선수들조차 놀란 기색이 역력했어요. 저에게 다가와 축하 인사를 건네며 우리 훈련 방식에 대해 묻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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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 대표팀 2인승 부문의 파일럿 원윤종(오른쪽)과 브레이크맨 전정린이 8일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2013 아메리카컵 9차 대회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53초6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활짝 웃고 있다. 이들은 이틀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일궜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제공
봅슬레이 대표팀 2인승 부문의 파일럿 원윤종(오른쪽)과 브레이크맨 전정린이 8일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2013 아메리카컵 9차 대회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53초6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활짝 웃고 있다. 이들은 이틀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일궜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제공
8일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2013 아메리카컵 9차 대회에서 이틀 연속 금메달을 일군 봅슬레이 대표팀의 이용 코치가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에 전한 현지 반응이다. 그럴 만했다. 1995년 부상으로 알파인스키 선수를 그만 둔 강광배(40) 한국체대 교수가 올림픽 무대의 꿈을 이루겠다고 첫 씨앗을 뿌린 지 18년 만에 한국이 거둔 놀라운 도약이었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스켈레톤을 거쳐 봅슬레이 대표팀의 파일럿으로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19위의 기적을 일궜다.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할 수 없게 된 그가 다른 종목에서 빛을 보지 못한 선수나 호기심 많은 ‘일반인’들을 썰매에 입문시키는 등 세대교체에 몰두한 결실을 이제 보게 된 것.

전날 국제대회 첫 금메달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틀 연속 국제대회 금메달을 목에 건 파일럿 원윤종(28)과 브레이크맨 전정린(24)이 ‘한국판 쿨러닝’의 주인공.

강 교수가 발굴한 선수 중에도 원윤종은 특별했다. 2010년 대표 선발전에 도전하기까지 선수 생활을 한 적도 없다. 입시 체육으로 성결대 체육교육학과에 진학한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도 악바리 근성으로 대표팀 주전 파일럿을 꿰찬 지 3년 만에 국제대회 정상에 우뚝 섰다. 84㎏이던 몸무게를 100㎏ 이상으로 불리려고 하루에 밥을 15공기씩 먹기도 했다. 역도선수 출신 동료와 같은 무게의 바벨을 들어 올릴 만큼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열심이었다.

원윤종은 “유럽에서 새로운 트랙을 타 보고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들을 지켜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며 “아직 체력이나 코스 공략 등에서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다음 시즌에는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 새로 올라서야 할 계단”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둘은 이날 9차 대회 2인승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53초65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코디 배스큐-마이클 매커티(미국·1분54초36), 이보 드브륀-브로르 판데르지데(네덜란드·1분54초38)를 각각 0.71초와 0.73초 차로 제쳤다.

전날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홈팀 미국이 장비를 대거 교체하고 선수 구성을 달리 하며 명예회복을 노렸는데도 기록 격차를 되레 벌렸다. 1차 시기를 56초45 만에 마쳐 선두로 나선 한국은 2차 시기에서는 세 번째 구간 기록까지 3위에 그쳐 주춤했으나 이후 가속도를 붙여 1위를 되찾았다. 이틀 동안 네 차례 레이스에서 한 차례도 1위를 빼앗기지 않았다. 이용 코치는 “우리 선수들은 매 구간 빈틈을 주지 않고 가장 높은 기록으로 경기했다. 원윤종 파일럿은 이번 대회에서 여러 가지 트랙 공략을 직접 시도하며 많은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3-03-0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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