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진단 5년새 10% 늘었지만 소화불량 오인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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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전체 환자 10명 중 8명가량이 1기에 진단받을 만큼 위암의 조기진단이 확산되고 있지만 진행 과정에서 별다른 증상이 없어 각별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대병원 위암센터 의료진의 위암 수술 장면.
서울대병원 암병원 위암센터(센터장 양한광)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의 위암 환자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건강검진에서 위암을 발견한 환자 가운데 1기 위암 환자의 비율이 2011년 현재 79.9%로 분석됐다고 최근 밝혔다. 전체 위암 환자 가운데 1기 위암 환자 비율 역시 2006년 60.5%에서 2011년 70.6%까지 높아졌다.
그만큼 위암이 빨리 발견된다는 뜻이다. 당연히 치료 예후도 진행성에 비해 좋다.
그러나 위암의 경우 증상이 모호해 단순한 위장장애나 소화불량 정도로 오인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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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광 서울대병원 암병원 위암센터장
양한광 센터장은 “이 조사가 말하듯 증상을 통한 위암의 조기 발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조기발견율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위암으로 치료받은 환자 중 건강검진에서 진단받은 환자의 비율이 2006년 51.5%에서 2011년 71%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 특히 국가 검진 대상 연령인 40대 이상 환자의 경우 건강검진으로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2006년 52.7%에서 2011년 72.3%로 증가했다. 국가검진사업의 효과인 셈이다.
이처럼 조기에 발견된 위암 환자가 늘면서 2006년만 해도 개복 수술이 90%를 차지했던 위암 수술은 2011년에는 내시경 절제술 19%, 복강경 및 로봇수술 48% 등으로 다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추세와 달리 아직도 제때 건강검진을 받지 못해 효과적인 치료가 불가능한 4기 위암 환자가 2006년 8.5%에서 2011년 4.1%로 여전히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이처럼 증상 없는 위암 진단이 많은 데다 아직도 효과적인 치료가 어려운 말기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환자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21년간의 위암 환자 통계자료 및 1986~2009년의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했으며, 연구 결과는 최근에 개최된 일본 위암학회 및 대한위암학회에서 발표됐다.
양 센터장은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특정 증상의 유무에 관계없이 최소 40세 이후에는 적어도 1~2년에 한 번씩은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며, 젊은 연령대라도 위암 가족력이 있으면 정기 검진을 받는 게 좋다”면서 “젊은 위암 환자의 경우 검진이 늦어 조기 발견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일부에서 알고 있는 것처럼 젊은 사람은 암이 빨리 퍼지고 치료 효과도 좋지 않다는 속설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3-05-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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