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이렇게 보낼 수 없어요”… 채수근 상병 영정 앞 어머니의 절규

“우리 아들 이렇게 보낼 수 없어요”… 채수근 상병 영정 앞 어머니의 절규

김상현 기자
김상현 기자
입력 2023-07-20 17:40
수정 2023-07-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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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서 장례 절차 시작

모친 “미리 예방했으면 이런 일 없었지 않냐”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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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의 빈소가 차려졌다. 이날 유족들의 동의로 공개된 채 상병의 영정사진. 연합뉴스
20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의 빈소가 차려졌다. 이날 유족들의 동의로 공개된 채 상병의 영정사진. 연합뉴스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소속 고(故) 채수근 상병 영정 앞에서 그의 부모는 또다시 절규했다.

20일 오후 3시쯤 채 상병의 빈소가 마련된 경북 포항시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서 채 상병의 모친은 “우리 아들 이렇게 보낼 수 없어요”라며 울분을 토했다.

모친은 아들의 영정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지 못한 채 한동안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손을 잡은 채 눈물만 흘렸다.

모친은 “어떻게 살아요, 어떻게 살아요…”라며 연신 고개를 젖혔다.

그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데 왜 일 터지고 이렇게 뒷수습만 하냐고요. 미리미리 좀 안전히 했으면 이런 일은 없잖아요”라고 오열했다.

모친은 “사랑스럽고 기쁨을 준 아들이었는데 이게 뭐냐고요, 왜 이렇게 우리 아들을 허무하게 가게 하셨어요”라고 부르짖었다.

김 사령관은 고개를 숙인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이내 빈소는 눈물바다가 됐다.

채 상병 부친의 표정엔 드러진 않았지만 슬픔이 묻어나는 듯 했다. 자신마저 무너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북받쳐 오르는 고통을 참아내는 것 같았다.

채 상병의 친인척들도 빈소에 도착한 뒤 설치된 채 상병의 영정사진을 보고 주저 앉았다. 이들은 사진 속 채 상병을 어루만지며 이내 “아이고, 아이고”라며 연신 통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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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숨진 고 채수근 상병 분향소가 마련된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에서 채 상병의 어머니가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울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예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숨진 고 채수근 상병 분향소가 마련된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에서 채 상병의 어머니가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울고 있다. 연합뉴스
일반 조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빈소에는 해병대가족모임, 해군참모총장,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권 등에서 보낸 화환과 조기들이 줄을 지었다.

채 상병 가족과 같은 아파트에 살며 모임을 한다는 공풍용씨는 헌화하며 “엄마한테 소고기나 보내지 말지, 야 이놈아…”라며 눈물을 흘렸다.

공씨는 “채 상병이 최근 자대 배치를 받고 엄마 생일이라고 투플러스 한우를 선물로 보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정재 국회의원(경북 포항시 북구) 등 정치권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채 상병은 지난 19일 오전 9시 3분쯤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수해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해병대는 채 상병을 일병에서 한계급 추서 진급시켰다. 그의 영결식은 오는 2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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