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제재에 학교주변 유해업소 난립

허술한 제재에 학교주변 유해업소 난립

입력 2013-05-23 00:00
수정 2013-05-2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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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중·고교 정화구역 유흥업소 등 4만여개 넘어

유흥·단란업소 등 학교 주변 유해업소들이 전국적으로 4만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보건법에서 정한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정화구역)에는 학교 반경 50m 이내를 절대정화구역으로 정해 유해업소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반경 50~200m 지역은 상대정화구역으로 정해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정화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할 경우 예외적으로 설립이 가능하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2일 발표한 ‘학교 주변 유해환경 현황과 개선을 위한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정화구역 내 유해시설은 총 4만 1543개다. 이 가운데 유흥·단란업소가 약 3분의1인 1만 2166개로 가장 많았다. 학생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진 노래연습장과 당구장은 각각 9814개(23.6%), 7070개(17.0%)였고, 호텔·숙박업은 이보다 조금 적은 6932개였다. 멀티게임방(PC방)도 3214개에 달했다.

보고서를 쓴 조인식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유흥·단란업소, 노래연습장, 당구장, 호텔·숙박업, PC방 등 5개 유형의 업소가 전체 유해업소의 94.3%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해시설이 난립하게 된 원인은 제재가 잘 이뤄지지 않는 데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제재 현황을 보면 정화요청 934건, 경찰 고발 142건, 기타 16건 등으로 총 1092건이나 됐다. 하지만 실제 조치는 자진 폐업 154건, 업종 전환 12건, 정화구역 조정 10건, 위치 이전 7건, 허가 취소 6건 등 모두 총 189건에 불과했다. 요청·고발 건수 대비 조치 이행률이 17.9%에 불과해 정화요청·고발이 직접적 조치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조사관은 “제대로 된 심의기준이 없다 보니 동일한 유해업소에 대해 정화위원회별로 심의 결과가 다르다”면서 “학교 주변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정화위원회의 객관적 기준 마련과 유해시설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3-05-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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