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미끼 15억 갈취 시도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권순범)는 재벌 2세들에게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거액을 뜯어내려 한 혐의로 이모(59)씨를 구속 기소했다.20여년간 국세청 공무원을 지낸 이씨는 2007년 자신이 이사로 근무하던 업체에서 실버타운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유명 제조업체 창업주의 두 딸이 경기 성남시 분당의 임야 6만여㎡를 320억원에 사들인 사실을 알게 됐다. 회사 부동산 매입 서류를 검토한 결과 이씨는 이들 자매가 150억원대의 양도세를 납부하지 않았다고 추정하고,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기로 결심했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자매의 집으로 “세금을 내지 않았으니 곧 세무조사가 시작될 것이다. 현금 15억원을 주면 무마해 주겠다”는 편지를 보냈다. 과일상자 2개에 돈을 나눠 달라는 지시까지 했다. 이후 여섯 차례 협박을 했으나 A씨 자매가 임야 매입 때 고용했던 세무 전문가에게 “완납했다”는 답변을 들은 뒤 경찰에 신고해 덜미가 잡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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