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상도동 상현초 1일 개교
처음으로 학부모들이 교육청에 청원해 혁신학교로 지정된 학교가 문을 열었다.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동작구 상도동 재개발지역 ‘상도134지역 주택조합’과 ‘상도현대엠코지역 주택조합’의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개교 예정인 상현초등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해 주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5월 시교육청에 냈다.
당시 서명 대상이었던 입주 예정 세대 1천826세대 중 1천365세대(75%)가 청원에 참여했다.
상현초등학교는 학구 예정 지역 학부모들의 바람대로 6월에 혁신학교 지정이 확정돼 1일 16학급으로 개교했다.
1일 자로 교장을 비롯한 교사 26명이 상현초등학교로 발령받아 근무를 시작했다. 다만 인근 아파트 입주 일정 등에 맞춰 수업은 17일부터 한다.
청원에 참여한 학부모 김모씨는 “딸(1학년)이 1학기에 다닌 일반초등학교에선 획일화된 교육이 이루어졌다”며 “아이가 새로운 교육의 틀에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청원했다”고 밝혔다.
보통 혁신학교는 교사들이 공모하거나 교육감이 임의 지정해 선정된다. 학부모들의 정식 청원에 의한 혁신학교 지정은 상현초등학교가 처음이다.
도입 2년차인 ‘서울형 혁신학교’는 학교운영, 교육과정, 수업, 학생평가 방법, 생활지도, 교육복지 등 6개 혁신 영역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교육과정 운영에 자율권을 보장받고 교장공모제, 교사초빙제, 학교운영 컨설팅을 할 수 있다. 또 학교당 지원금 1~2억원을 받는다.
전학 올 학생들을 맞을 준비가 한창인 상현초등학교는 통학로나 운동장 등의 마무리 공사로 분주한 분위기다.
이달 입주를 시작하는 상도동 엠코타운 아파트에는 ‘축 단지 내 상현초등 혁신학교 지정’이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을 정도로 학부모들의 기대는 크다.
내년에 딸이 상현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예비학부모 조모씨는 “아이들에게 즐거운 학교가 될 것 같아 기대된다”면서도 “동네에 연계되는 혁신중학교가 없어 나중에 아이가 일반중학교에 가면 적응이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한편 학생 수 문제로 학구에서 빠진 상도동 일대 아파트 주민들은 ‘아이를 상현초등학교에 보내고 싶다’며 민원을 제기했다고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했다.
학교 인근의 부동산 관계자는 “이왕 이쪽으로 이사 올 바엔 자녀를 상현초등학교에 보낼 수 있는 아파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인배 상현초등학교장은 “공부만 하기보다는 즐거운 교육활동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많아 혁신학교로 지정된 것 같다”며 “아이들이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상윤 서울시교육청 학교혁신과장은 “그동안 주로 교사 주도로 혁신학교가 움직였는데 이번엔 오로지 학부모들이 혁신을 원해 혁신학교를 만들었다”며 “상현초등학교는 교육 자치 정신이 가장 잘 나타난 의미 있는 학교”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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