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낙엽변사체’ 피의자 울면서 자백…“성폭행은 아냐”

고양 ‘낙엽변사체’ 피의자 울면서 자백…“성폭행은 아냐”

입력 2010-10-29 00:00
수정 2010-10-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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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공원에서 발생한 여성 살인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숨진 피해자로부터 성폭행 피해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양경찰서 임휘성 형사과장은 29일 브리핑을 열고 “피의자가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한 범행사실 일체를 자백했다”며 “그러나 피해자 몸에서 피의자의 DNA가 검출되지 않는 등 성폭행 흔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찢겨진 피의자의 속옷(팬티)이 시신 옆에서 발견됐지만 둘 사이 거친 몸싸움 과정에서 벗겨진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가 피해자를 성폭행을 했다고 단정할 만한 어떤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김모(16)군은 지난 11일 밤 11시10분쯤 화정동 인근 무인빨래방에서 숨진 A(16.고교 2학년)양과 친구 B(16)양 등 셋이서 소주와 맥주 등 술을 나눠 마셨다.

 이후 B양이 화장실을 간다며 자리를 비웠고, 따라나온 김군을 A양이 뒤따르면서 욕설을 하자 이 둘은 술을 마셨던 무인빨래방에서 약 130m 떨어진 공원에서 몸싸움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양이 김군의 머리채를 잡았고 평소 머리를 만지는 것을 싫어한 김군이 분을 이기지 못해 A양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또 김군이 A양을 살해한 뒤 범행현장으로부터 7m 정도 떨어진 공원에 옮겨 낙엽을 긁어모아 유기했다고 덧붙였다. A양의 시신은 범행 13일이 지난 24일에서야 오후 운동하러 나온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당초 피해자의 속옷이 벗겨진 채 발견돼 성폭행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였으나 성폭행 등 흔적은 전혀 없었다”며 “피의자가 평소 주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주 1병 정도의 술을 먹은 상태에서, 공개된 장소에서 살인을 저지른 점으로 보아 우발적으로 범행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초 A양을 만난 사실조차 없다고 강하게 범행사실을 부인하던 김군이 조사과정에서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눈물을 흘리며 자백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면서 결정적인 증거로 김군이 A양의 목을 조를 때 A양이 반항하며 김군의 손등을 손톱으로 할퀸 상처를 제시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하는 강압수사 의혹에 대해서는 “모든 조사과정을 영상녹화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A양 시신의 부패가 심해 국과수 부검에도 사실상 명확한 사인 규명이 어려워 이 사건은 김군의 자백과 범행과정에서 난 것으로 보이는 김군 팔등의 상처만이 유일한 증거가 됐다.

 앞서 경찰은 시신 발견 당시 A양이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슬리퍼 차림에 속옷 하의를 입지 않았던 점에 비춰 성폭행 등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이후 A양이 행방불명된 당일 행적을 확인하다 김군이 A양과 마지막으로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 26일 새벽 남양주시에서 김군을 붙잡아 28일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이날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한편 A양은 24일 오후 1시10분쯤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의 한 초등학교 옆 공원에서 낙엽에 덮인 채 심하게 부패한 상태로 발견됐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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