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日총리 담화에 ‘화답’

李대통령, 日총리 담화에 ‘화답’

입력 2010-08-15 00:00
수정 2010-08-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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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는 한.일 관계로 볼 때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의 지난 10일 강제병합 100년 담화에 대한 ‘화답’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일본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만을 향해 식민지배를 반성하고 사죄의 뜻을 표한 데 대해 ‘진일보한 노력’이라고 적극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이는 간 총리의 이번 담화가 비록 국민적 기대에 미흡하기는 했으나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과거사 문제를 전향적으로 풀어보겠다는 진정성과 성의를 대내외에 진지하게 보여준 점을 긍정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통령이 “한국민의 뜻에 반한 식민지배를 반성하고 사죄했다”는 표현을 적시한 것은 일본이 간접적으로나마 식민지배의 강제성을 인정한 점을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화답의 의미와 맞물려 이번 경축사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미래’다.과거를 정리한 토대 위에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 나가자는 게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다.

 이는 간 총리가 담화문의 절반을 ‘미래’에 할애하며 한.일 공동 파트너십 구축을 주문한 데 대한 답신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과거사에 발목 잡혀 수시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던 한일관계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큰 틀에서 양국이 미래를 키워드로 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자는 통치권자의 일관된 철학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이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일관계는 아픈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해왔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이 마음을 열고 공동의 미래를 설계하려면 아직 선결조건이 남아있음을 분명히 밝혔다.과거사 미완과제들을 해결하겠다는 뜻을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라는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넘어야 할 과제가 아직 남아있다”며 “이제 한일 양국은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 총리 담화가 나름대로 진정성과 성의를 보여주기는 했으나 강제병합의 고통과 아픔을 겪은 한국민들의 가슴에 진정으로 와 닿으려면 담화 내용을 구체화하는 후속조치를 성실하게 실천하고 이행하라는 주문인 셈이다.

 특히 일본이 여전히 한.일 강제병합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과거 징용피해자와 위안부 등에 대한 보상을 외면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 대통령의 이번 경축사는 일본 총리의 담화에 대해 화답의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과거사 미결과제들을 ‘행동’으로 정리하라는 주문을 제시하며 공을 다시 일본측에 넘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도 함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야말로 한국과 일본이 가야 할 바른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한 대목은 바로 이런 맥락이다.

 이에 따라 향후 일본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특히 간 총리가 밝힌 조선왕실의궤를 비롯한 한반도 유래 도서 반환을 위한 양국 간 문화재 반환 협상의 진행 양상은 향후 양국 관계를 가늠해 보는 풍향계가 될 전망이다.

 문화재 반환 협상에서 일본 정부가 강제적인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의 기조를 유지하며 전향적으로 임한다면 양국 관계는 한층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일본이 반환 대상 문화재의 조건을 까다롭게 선정하는 등 향후 협상 과정에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한.일 관계의 모처럼 조성된 우호적인 분위기는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당국자는 “8.15경축사를 통해 이 대통령이 간 총리 담화에 화답,양국간 좋은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낙관적 전망을 하기에는 이르다”면서 “과거사 미결현안에 대한 일측의 적극적 해결 노력 등 서로 실천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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