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매체들 일제히 전해···“곧 화폐개혁 이전 수준 될듯”
춘궁기를 앞둔 북한에서 최근 1주일 새 ‘암시장’의 북한 돈 환율이 갑자기 치솟아 쌀 등 주요 생필품 가격도 덩달아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쌀값을 예로 들면 작년 화폐개혁(11.30) 직후 ㎏당 20원 정도 하다 지난 1월 하순 400∼600원대로 크게 올랐는데 이달 들어 다시 1천원대까지 치솟았다는 것이다.
쌀값만 놓고 보면 지난해 화폐개혁 직후의 50배로 오른 셈이어서,결국 ‘구권 100원 대 신권 1원’ 비율로 단행된 화폐개혁 효과가 불과 석 달만에 대부분 소멸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 함경북도 주민의 전언을 인용,“3일 현재 청진시 수남 장마당에서 쌀 1㎏이 1천100원으로,회령시 장마당에서는 1천원으로 갑자기 올랐다”면서 “노란 봄철을 앞두고 쌀값이 자꾸 올라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는 “평안북도 신의주 지역에서 지난달 말 ㎏당 400원대였던 쌀값이 이달 2일에 800원,3일에 1천원으로 치솟아,결국 쌀값이 화폐개혁 이전 수준(㎏당 2천500원 전후)까지 오를 거라는 말이 나돈다”고 말했다.
대북 단파 라디오 ‘열린북한방송’도 “2월 말 ㎏당 400원 정도 하던 북한의 쌀값이 이달 3일 현재 1천원선으로 폭등했다”고 비슷한 내용을 알렸다.
북한의 쌀값이 최근 1주일 사이 2배 전후로 뛴 것은 무엇보다 미 달러나 중국 위안에 대한 북한 돈의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데일리NK는 지난달 말 북한의 ‘암시장’에서 미화 1달러가 북한 돈 1천200원 정도와 교환됐는데 3일 현재 2천100∼2천500원까지 환율이 급상승했다고 밝혔다.
열린북한방송은 함경북도 회령 지역의 경우 중국 돈 1위안에 대한 암시장 환율이 지난달 25일 80원에서 28일 120∼150원,이달 1일 270원으로 불과 닷새만에 3배 이상 급상승했다고 말했다.
이 방송은 대북 소식통의 전언이라면서 “머지 않아 북한 돈의 가치가 화폐개혁 이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주민들은 북한 신권보다 달러나 위안을 갖고 있으려고 한다”면서 “일각에선 북한 당국이 암거래되는 달러나 위안을 대거 사들여 환율이 뛰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은 지난 1월 초 화폐개혁 후속 조치로 중국 돈 1위안은 14.19원,미화 1달러는 30원으로 공식 환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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