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빈 곳 적은데 후보는 넘쳐… 민주당 전략공천 딜레마

지역구 빈 곳 적은데 후보는 넘쳐… 민주당 전략공천 딜레마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0-01-08 23:14
수정 2020-01-09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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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의원 불출마 지역구 10여곳 불과

영입 인재·관료 출신 등 100명 육박 고민
‘전략공천 최소화’ 방침에 내부 갈등 요인
꽂아넣기 역풍 우려… “靑출신 특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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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8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설훈·박주민 최고위원, 이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이수진 최고위원.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8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설훈·박주민 최고위원, 이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이수진 최고위원.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전략공천 딜레마’에 빠졌다. 청와대, 전현직 관료 출신 등 활용도 높은 후보군은 넘쳐나지만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일찌감치 밝힌 데다 내부 갈등이 격화될 수 있어 지도부가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3일 노무현재단의 유튜브 채널인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불출마를 선언한 곳은 전략공천 지역이 될 것”이라며 전략공천 지역구 최소화 방침을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현역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주인을 잃어버리게 된 지역구들이 전략공천 예상 지역으로 거론된다. 서울 종로와 구로을, 광진을, 용산, 경기 고양정과 고양병, 용인정, 광명갑, 부천오정, 세종, 경남 양산을 등 8일 현재 10여곳에 이른다.

전략공천 지역은 늘어날 수 있다. 지난 6일 완료된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이들 지역구 역시 지도부의 판단에 따라 전략공천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빈자리보다 인재가 훨씬 더 많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이라는 직함을 달고 총선을 뛰는 인사들이 60여명에 이른다. 또 현재 5호까지 발표한 인재 영입이 계속 이어지고 관료 출신들까지 고려하면 전략공천 후보군은 100명에 육박할 것으로 계산된다.

민주당은 고양에서는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광진을에는 최근 특별사면을 받은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을 놓고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등 전략공천 가능성을 전방위로 타진해 보고 있다.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인 구로을을 거의 확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의 불만은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당 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최근 회의에서 “청와대 출신을 특별대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이미 지역에서 오랫동안 준비하고 있는 인사들의 지지율이 나쁘지 않는데도 중량급 인사를 꽂으면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꽂아 넣기’에 대한 역풍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전략공천이 예상되는 지역구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청와대 출신이 너무 많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일주일 전과 현재 상황이 상당히 달라졌다. 외부 사람을 보내도 무조건 찍어 줄 것이란 생각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며 “전략공천으로 꽂을 인물이 경쟁 후보와 오차범위 내 격차라면 큰 문제는 없지만 1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면 꽂아 넣기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20-01-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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