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근 “불법사찰 증거 내주 공개”

정태근 “불법사찰 증거 내주 공개”

입력 2010-09-03 00:00
수정 2010-09-03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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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사찰 파문의 배후로 이상득 의원을 직접 거명했던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은 2일 “불법 사찰의 확실한 증거를 다음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8개각 인선 실패와 불법 사찰 파문으로 불거진 당·청 간 불협화음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오후 국회 본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불법 사찰의 증거를 요구한다면 확실한 증거를 내놓겠다.”면서 “일각에서 이번 문제 제기를 여권내 권력다툼 양상으로 비화시키려는 움직임이 엿보이지만 핵심은 엄연히 불법 사찰이고 재발방지”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2008년 7월쯤 이상득 의원과 대면했을 때 사찰 사실을 확인받았다.”면서 “이번에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면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 등 사찰에 관련됐을 인물들에 대한 조사와 함께 합당한 인사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4일 국회 지식경제위 출장차 키르기스스탄에 갔다가 귀국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관련 증거를 공개할 예정이다.

정 의원의 이런 발언은 친이상득계 성향인 원희룡 사무총장이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의혹을 제기하는 당사자들은 증거 자료를 내놓아야 한다.”며 정 의원 등 소장파를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 권력편중 문제를 지적해온 정두언 최고위원도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원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사무총장이 불법 사찰 문제에 대해선 한마디도 않다가 도리어 피해자인 의원들에게 쓴소리를 하는 게 맞는 처사냐.”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두언·남경필·정태근 의원 등 당내 소장파 의원들은 전날 당 지도부의 중재 제안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정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가) 해법을 찾겠다고 하니 일단 시간을 갖고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을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태근 의원도 “중재가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지켜보겠다.”면서 “이 의원과 대화할 기회가 마련된다면 응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여권내 권력다툼 양상으로 비쳐지는 데 따른 부담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이상득 대 소장파’ 간 갈등 구도가 청와대와 당내 개혁파 초선의원들간 대립으로 다각화되면서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소장파는 이상득 의원을 공격하고,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청와대를 공격하고”라면서 소장파와 김 지사측 간의 ‘역할 분담’에 대한 의구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관계자는 또 “해당 의원들에 대한 각종 의혹과 제보가 지금도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귀 막고, 눈 가리고 있을 순 없다.”고 말했다. 당·청 간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10-09-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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