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까기인형’은 북유럽에서 볼 수 있는 숲을 배경으로 루돌프 썰매와 눈까지 쏟아져 제대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12/26/SSC_20231226192207_O2.jpg)
![‘호두까기인형’은 북유럽에서 볼 수 있는 숲을 배경으로 루돌프 썰매와 눈까지 쏟아져 제대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12/26/SSC_20231226192207.jpg)
‘호두까기인형’은 북유럽에서 볼 수 있는 숲을 배경으로 루돌프 썰매와 눈까지 쏟아져 제대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유니버설발레단이 해마다 연말이면 선보이는 ‘호두까기인형’은 12월 수많은 연말 공연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단연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가장 잘 살렸다는 평을 받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바실리 바이노넨(1901~1964)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마린스키 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활약했던 올레그 비노그라도프의 연출과 유니버설발레단 3대 예술감독을 했던 로이 토비아스와 현 6대 유병헌 예술감독의 각색이 더해졌다.
‘호두까기인형’은 배경이 크리스마스인 데다 관람 연령도 48개월 이상이라 가족 단위 관객이 대거 찾는다. 공연을 보러 가면 실제로 다른 공연보다 월등하게 어린이 관객이 많은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아이들과 어른들의 동심을 위해 문훈숙 단장이 더 세심하게 신경 쓰면서 다른 버전의 ‘호두까기인형’보다 더 환상적인 매력을 자랑한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광장에 호두까기인형 조형물이 설치된 모습. 류재민 기자](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12/26/SSC_20231226192209_O2.jpg)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광장에 호두까기인형 조형물이 설치된 모습. 류재민 기자](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12/26/SSC_20231226192209.jpg)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광장에 호두까기인형 조형물이 설치된 모습. 류재민 기자
발레 작품은 1816년 출판된 호프만의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대왕’이 원작. 이후 차이콥스키가 작곡해 1892년 초연하면서 널리 사랑받게 됐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설치된 기념촬영 부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엄청난 대기줄을 기다려야 한다. 류재민 기자](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12/26/SSC_20231226192217_O2.jpg)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설치된 기념촬영 부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엄청난 대기줄을 기다려야 한다. 류재민 기자](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12/26/SSC_20231226192217.jpg)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설치된 기념촬영 부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엄청난 대기줄을 기다려야 한다. 류재민 기자
중간 반투명막을 잘 활용한 연출 역시 작품성을 돋보이게 한다. 보통의 발레 작품에서 막을 아예 내리고 장면전환을 하는 것과 달리 유니버설발레단 작품은 소리 없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자연스럽게 배경을 바꾼다. 초반에 눈이 오는 거리를 배경으로 사람들이 파티를 위해 집으로 들어갔는데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집안으로 바뀌는 식이다. 부드러운 장면 전환은 라이브 공연이 아니라 영화 같은 느낌을 준다.
1막 마지막에 클라라와 호두 왕자가 함께 춤을 출 땐 오로라가 비치는 것 같은 장면까지 연출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북유럽에 가면 볼 수 있는 눈 덮인 숲을 배경으로 춤을 추는 두 사람을 비추는 조명이 뒤에 반사되면서 마치 실제 오로라가 움직이는 듯하다.
![생쥐군단과의 대결 장면은 공연을 여러번 봐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12/26/SSC_20231226192230_O2.jpg)
![생쥐군단과의 대결 장면은 공연을 여러번 봐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12/26/SSC_20231226192230.jpg)
생쥐군단과의 대결 장면은 공연을 여러번 봐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호두까기인형들과 대결은 뒷전이고 아이돌 댄스부터 발레 ‘오네긴’, ‘춘향’, ‘파가니니 랩소디’ 등을 커버해 재미난 동작을 보여주는 게 우선인 생쥐군단의 매력은 공연을 한 번만 보기 아쉽게 만드는 요소다. 해당 장면은 생쥐군단을 맡은 무용수들이 그날그날 자기들끼리 정해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예측불가함이 마치 산타 할아버지가 준비한 선물 같다.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인형’만이 가진 특별함이다.
1막이 다양한 재미 요소로 가득했다면 2막은 무용수들의 실력을 제대로 감상하는 무대다. 클라라와 호두 왕자의 환상적인 호흡을 비롯해 스페인춤, 아라비아춤, 중국춤, 러시아춤 등 다양한 춤이 등장한다. 어린 무용수들이 양으로 분장하고 늑대가 호시탐탐 노리는 장면은 자칫 어른들의 고난도 춤에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다.
![2막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춤을 볼 수 있다. 해당 장면은 중국춤이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12/26/SSC_20231226192231_O2.jpg)
![2막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춤을 볼 수 있다. 해당 장면은 중국춤이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12/26/SSC_20231226192231.jpg)
2막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춤을 볼 수 있다. 해당 장면은 중국춤이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내년이면 창단 40주년을 맞는 유니버설발레단은 ‘호두까기인형’이 끝나면 새해 다양한 작품으로 돌아온다. 내년 2월에는 수석무용수 강미선이 지난 6월 세계 최고 무용수에게 주어지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받은 ‘미리내길’이 포함된 ‘코리아이모션’이 먼저 팬들과 만난다.
5월에는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8년 만에 돌아와 명품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6월에는 그간 숱한 화제에도 서울에서는 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겼던 ‘더 발레리나’가 드디어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발레리나의 삶 그 자체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연극적 요소가 가미된 색다른 매력이 있다.
9월에는 고전 발레의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대작 라 바야데르가 6년 만에 찾아와 관객들에게 고품격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그리고 12월이면 어김없이 잊지 않고 ‘호두까기인형’으로 연말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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