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전시 중단…가처분신청 등 반격도 본격화

소녀상 전시 중단…가처분신청 등 반격도 본격화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8-04 14:17
수정 2019-08-0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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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장 입구에 가벽 설치·경비 인력도 집중 배치

중단된 ‘평화의 소녀상’ 전시 보려는 사람들
중단된 ‘평화의 소녀상’ 전시 보려는 사람들 4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서 열린 ‘표현의 부자유, 그 후’ 폐쇄된 전시장에 관람객과 작가, 경비인력이 모여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비롯해 그동안 일본에서 여러 외압으로 전시되지 못한 작품들을 모은 이번 전시는 사흘 만에 중단됐다. 2019.8.4.
연합뉴스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가 4일 ‘평화의 소녀상’을 포함한 기획전을 예고한 대로 중단했다.

전시 시작 시각인 이날 오전 10시 찾은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장 입구에는 커다란 가벽이 설치됐다.

관람객에게 촬영 이미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재를 금지해 달라는 요청이 적힌 안내판 등도 제거됐다.

전날 여러 겹 대기 줄이 형성됐던 입구에는 경비 인력 3명과 직원 1명이 배치돼 출입을 막았다.

8층 전시장 안에서도 가장 안쪽에 자리한 ‘표현의 부자유, 그 후’ 공간을 찾아온 여러 관람객은 가벽만을 촬영한 뒤 쓸쓸히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낮 일장기가 그려진 완장을 찬 시민이 전시장 바깥을 배회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트리엔날레 기획전인 이번 전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을 비롯해 그동안 일본 정부의 외압으로 제대로 전시되지 못한 작품을 모아 선보였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력과 우익 성향 시민의 집단 항의가 이어지면서 주최 측은 개막 사흘 만인 3일 전시 중단 방침을 일방 통보했다.

주최 측의 전시 중단 조처를 규탄하면서 이를 저지하려는 움직임도 일본 내에서 본격화하고 있다.

해당 기획전의 실행위원(운영위원)들은 트리엔날레 전시 중단 조처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나고야 지방법원에 곧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 관계자가 4일 전했다.

시인, 수필가, 소설가 등 1천여 명이 가입한 일본 펜클럽은 전날 항의성명을 통해 “창작과 감상 사이에 의사를 소통하는 공간이 없으면 사회의 추진력인 자유의 기풍도 위축된다”라면서 전시 계속을 주장했다.

해당 전시 작품을 철거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온라인 서명운동 참여자는 4일 낮 12시 현재 5천800명을 돌파했다.

이날 출입이 금지된 전시장 내 소녀상 품에는 ‘표현의 부자유’라고 적힌 기획전 팸플릿이 안겨 눈길을 끌었다.

트리엔날레 관계자는 “어젯밤 누군가 ‘표현의 부자유’에 항의하는 뜻에서 팸플릿을 놓아두고 간 것으로 안다”라면서 “일본 내 ‘표현의 부자유’를 그대로 보여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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