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놓고 ‘환대’ ‘배격’ 태도 엇갈리는 노르웨이

노르웨이에서 한 백만장자가 난민들에게 호텔 무료 숙박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지만 일부 정치인들은 난민을 북극에서 가장 가까운 스발바르 섬에 보내자고 제안하는 등 난민에 대한 태도가 엇갈리고 있다.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는 14일(현지시간) 이런 소식을 전하면서 스발바르 섬에 사는 북극곰은 3천 마리로 2천600명인 주민 수보다 많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스발바르 섬은 유럽 국가들이 국경의 자유왕래를 보장한 솅겐 조약 대상 지역이 아닌 탓에 이 제안이 당장 실현될 수 없다고 현지 신문인 보르트 란이 보도했다.

북극점과 노르웨이의 중간 지점 북극해에 있는 스발바르 제도는 1920년 40여 개국이 체결한 조약에 따라 노르웨이가 주권은 보유하되 가맹국들은 자유롭게 상업 탐사 활동을 벌일 수 있다.

이 섬의 녹색당원들은 스발바르 제도에 난민을 보내는 계획이 법에 어긋나는 지 검토해달라고 스발바르 제도 지사에게 요청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섬 주민은 대부분 석탄 광산에서 일하지만 최근 광산 업체가 직원 150명을 줄인다고 밝혀 인력 수요는 높지 않다.

스발바르 제도의 녹색당 지도자인 에스펜 크룽세트 로테바튼은 “(석탄 광산의 인력이 감축되면) 차라리 안내 센터라도 짓는 게 일자리를 만들겠지만 그게 우리의 주된 목적이 아니다”며 “지금 유럽은 가치와 윤리가 시험대에 오른 화급한 지경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이 섬에 난민을 보내자는 주장은 녹색당이 처음 한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이민 유입에 반대하는 ‘진보당’의 한 당원은 이주민 1만명을 이 섬에 보내자고 했다가 비난이 일자 ‘노르웨이에 이주민을 받을 공간이 모자란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뜻’이었다며 발언을 취소했다.

노르웨이 우파 정치인들도 이 섬에 교도소를 지어 마약 중독자나 중범죄자를 가두자고 제안한 적도 있다.

한편, 노르웨이의 유명 호텔 체인 ‘노르딕 초이스 호텔’을 운영하는 백만장자 페터 스토르달렌은 최근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안식처가 필요한 난민들을 위해 5천 박의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