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여부는 확인안돼…”내전 심각한 상황 보여줘”
시리아 반군 지휘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정부군의 시신에서 심장을 도려내 꺼내먹는 내용의 엽기적인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돼 진위여부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13일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와 AFP 통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전날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시리안걸 워’(SyrianGirl War)라는 사용자가 ‘시리아군 심장을 파먹는 자유시리아군(FSA)’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FSA 반역자가 시리아 군인에서 심장을 떼어내 먹고 있다’는 설명으로 시작하는 이 영상에는 군인으로 보이는 한 아랍 남성이 땅바닥 위의 시신에서 장기를 칼로 도려내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는 잘라낸 부위를 양손에 들고 “신께 맹세컨대 바샤르(알 아사드 대통령)의 개같은 너희 정부군의 심장과 간을 먹겠다”라고 아랍어로 외친다.
화면 밖에서는 ‘알라는 위대하다’는 ‘아부 사카르 당신을 축복한다’ 등의 동료 군인들의 고함이 이어진다.
30초가량 분량의 이 영상은 이 남성이 한쪽 손에 든 장기를 먹으려는 듯이 입에다 가져다 대는 장면에서 끝난다.
HRW는 문제의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이 반군 세력 가운데 하나인 ‘독립 오마르 알-파루크’의 리더인 아부 사카르(Abu Sakkar)로 보이며 그를 직접 만난 적이 있는 서구 기자들을 통해 본인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가 이끄는 ‘독립 오마르 알 파루크’가 반군 대표조직인 FSA의 지휘 아래에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HRW는 설명했다.
타임도 이 영상을 지난 4월에 입수해 아부 사카르의 동생과 지지자들에게 보인 결과 모두 ‘아부 사카르 본인이 맞다’는 답을 얻었으나 영상이 진짜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선전도구로 이 영상을 이용하는 상황이어서 영상이 조작됐거나 시신이 가짜일 가능성 등을 아직 더 알아보는 중이라는 것이다. 아부 사카르 본인도 이 영상에 대해 아직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타임은 덧붙였다.
HRW는 정부군 반군 양측 모두에서 분노를 불러일으킨 이 영상이 종파간 복수전으로 치닫는 시리아 내전의 심각한 상황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HRW는 “영상 원본을 보면 시아파의 소수 종파인 알라위트파를 죽이자는 말도 나온다”며 “적군의 시신 훼손은 전쟁 범죄지만 종파 분쟁을 부추기는 (영상 속) 언사와 폭력성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