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총리 “접경지역 갈등, 쿠르드족 반군 연관된 듯”
시리아와 접경한 터키 남부 하타이주에서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해 40여명이 숨지는 등 100여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다.터키 아나돌루통신과 지한통신 등은 11일(현지시간) 오후 1시55분 하타이주 레이한르 시청과 우체국에서 폭탄을 실은 차량 2대가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2건의 차량폭탄 테러로 레이한르 시청과 주변 건물이 심하게 부서졌으며 도로에 있던 다른 차량들도 불에 타는 등 큰 피해를 냈다.
무아메르 귤레르 터키 내무장관은 “사상자 수가 40여명에 이르며 100여명이 다쳤다”며 “부상자 가운데 29명이 위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지금까지 20명 정도 숨지고 46명이 다친 것으로 보고받았으나 부상자의 상태가 심각해 사망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번 테러가 쿠르드족 반군의 철수나 터키 국경지대에서 시리아와의 갈등 문제 등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쿠르드 문제가 해결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는데 이에 반대하는 세력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리아와 접경한 하타이주도 민감한 문제가 있다”며 최근 이 지역의 터키인과 시리아 난민 간의 갈등이 원인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터키의 남부지역은 시리아와 900㎞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터키는 접경지역에 수용소를 설치해 시리아 난민 30여만명을 수용하고 있다.
최근 접경지역의 터키인과 시리아 난민이 충돌하는 사건은 여러 차례 일어났다. 이번 테러가 난 레이한르시에서는 지난달 말 터키 청년들과 시리아 난민 청년들이 집단 난투극을 벌였으며 터키인들이 시리아 번호판을 단 차량을 부수고 난민들을 폭행하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지난 2일에도 터키의 시리아 국경 인근 악차칼레에서 국경을 넘으려는 시리아 난민과 이를 저지하던 경찰이 충돌해 경찰 2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치는 사건도 있었다.
터키의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은 지난 3월 투옥 중인 PKK 지도자 압둘라 외잘란이 정전을 선언함에 따라 지난 8일 터키에서 철수를 시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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