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공포’ 휩싸인 美명문 코넬대

‘자살 공포’ 휩싸인 美명문 코넬대

입력 2010-03-18 00:00
수정 2010-03-18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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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 이타카에 있는 동부 명문 코넬대학교가 최근 한 달 동안 3명의 학생이 자살하면서 극도의 긴장과 공포에 사로 잡혀 있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와 우울한 날씨 등으로 아이비 리그 대학중 가장 자살률이 높다는 과거의 ‘명성’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사건들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공대 2학년에 재학중이던 윌리엄 싱클레어의 시체가 붉은 카네이션으로 물들어 있는 터스톤 에브뉴 다리 밑 깊은 협곡에서 발견됐다.

지난달 17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1학년생인 브래들리 긴즈버그의 사체가 발견된 바 있다.

그리고 12일에는 공대 3학년생인 매튜 지카가 이들 보다는 다소 떨어진 하류쪽의 한 다리 난간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대학 측이 밝혔다. 그의 시체는 지난 주말 폭풍우로 골짜기에 물이 불어 나는 바람에 아직 찾지 못한 상태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코넬대 측은 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학생들에게 심리적 치유를 적극 권장하는 동시에 다리 곳곳에 자살 방지 스티커를 붙였고, 지난 주말에는 ‘죽음의 다리’ 부근에 경비원을 배치하기도 했다.

봄방학 직전에 치르는 시험이 시작되면서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이른 15일과 16일에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공부 보다는 몸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고, 기숙사 사감들은 매일 밤 학생들의 방을 체크하며 잘지내는 지를 살펴보고 있다.

심지어 데이비드 스코튼 총장은 학교 신문인 ‘코넬 데일리 선’에 “여러분의 성공 기반은 건강과 행복이다. 여러분이 코넬에서 어떤 것을 배운다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전면 광고를 내기도 했다.

이번 학기 들어 코넬대 학생 가운데 10명이 숨졌고 사고와 질병 등을 제외하면 자살로 확인됐거나 추정되는 사망자는 6명이다.

이 대학의 심리치료 책임자인 티머시 마첼 박사는 2만명의 학생이 재학중인 코넬에서 한해 평균 2명꼴의 자살은 전국 평균에 비해 그리 높지 않은 것이라면서, “코넬이 자살 학교로 인식된 이유는 이 협곡에서의 자살이 사람들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자살 사건이 급증하고 있는 것과 관련, 학생들과 교직원들 사이에서는 이타카의 긴 겨울과 코넬대의 막중한 공부 스트레스 외에도 경기 침체로 인한 취업 감소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마첼 박사는 자살은 매우 개인적인 동기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 원인을 한마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장 최근에 숨진 지카군의 경우 자살 동기가 공부 스트레스가 아닌 극히 심리적인 문제 때문이었다고 주변 친구들은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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