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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박사
모험과 과학 정신으로 시작된 우리의 북극해 도전이 20여년 만에 본격적인 비즈니스의 단계로 접어들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북극해는 멀리 떨어져 있는 얼어붙은 바다가 아니라 우리에게 자원과 에너지를 공급해 주고 우리의 물건이 세계로 운송되는 해상 고속도로로 점차 변모해 우리의 생활과 더욱 가까워질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원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해상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 경제 시스템을 가진 교역 국가로서, 북극해가 주는 의미가 다른 나라와는 사뭇 다릅니다. 이러한 북극해의 변모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이유, 즉 러시아가 북극해를 개방했다는 점, 북극해의 해빙이 급속히 녹고 있다는 점, 조선 및 항행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는 점에 기인한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북극해는 많은 기간 얼음으로 덮여 있고 자유로운 항행에 어려움이 있으며 환경 피해 예방 및 대책과 인프라의 부족, 원주민 등 지역 주민의 안정된 생활 유지 등의 많은 도전 과제들이 지구촌의 장기적이고 합심된 노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5일 우리나라가 북극이사회의 옵서버 국가로 가입한 것은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했을 때 매우 적절하고 의미 있는 성과였습니다. 그 후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범정부 차원의 북극종합정책 추진 계획이 발표되고 국가 기본 계획 격인 북극정책 마스터플랜이 마련되고 있어 북극해에 대한 종합적인 국가 전략이 수립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까워진 북극해는 우리에게 보다 큰 책임과 노력, 기여를 요구할 것입니다.
이번 시범 운항을 계기로 북극에 대한 연구가 더욱 강화되길 바라고,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 가능한 북극해 이용과 개발을 위한 친북극해 정책이 추진되길 기대합니다.
2013-09-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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