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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과 교수
데이터 경제란 데이터가 여러 경제 활동의 촉매 역할을 하고 서비스와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환경을 말한다. 기업은 스마트폰으로 인해 소비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또한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즉시 추천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데이터 경제로 진입하면서 나타난 가장 특징적인 현상이 빅 데이터(Big Data)이다. 빅 데이터는 이미 우리 주변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물건을 사면 쿠폰을 주는데, 이 쿠폰이 이제는 사람마다 다르게 발행된다. 고객의 과거 구매 이력을 파악해서 그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쿠폰이 자동으로 발행되기 때문이다. 콜센터에 전화를 걸면 임의의 콜센터 직원과 연결되는 것은 예전 방식이다. 이제는 고객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고 그 고객을 가장 잘 응대할 수 있는 콜센터 직원을 연결해준다. 빅 데이터는 앞으로 모든 경제 활동에 적용될 것이며, 개인도 자기중심의 개인화된 빅 데이터를 구축하여 활용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런데 빅 데이터나 데이터 경제를 주도하는 선도 기업은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대부분이 글로벌 기업이다. 이들이 보유한 데이터와 데이터 분석 능력은 그 어떤 마케팅 회사나 국가가 따라갈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이는 개인·기업 그리고 사회현상과 안보에도 막강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데이터 경제의 특징은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취합하여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고 이를 개인과 기업 그리고 사회의 활동과 연결시키는 데 있다.
이렇게 점차 고도화하는 데이터 경제 시대에 우리 정부나 기업이 대응할 방법은 없는가? 우리가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을 만들기는 어렵고 데이터를 모으기는 더욱 어렵다. 우리나라가 데이터 경제 시대에 선진국으로 앞서 나가려면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데이터 공개를 확대하고 이의 활용 능력을 높여야 한다.
데이터 공유는 정부의 공공 데이터, 민간의 공익 데이터, 개인의 소셜 데이터 그리고 과학기술 데이터 등 모든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후 정보, 오·폐수 정보, 블로그 그리고 과학적인 분석 데이터가 필요하다. 데이터의 공유로 청소년문제, 교육문제, 건강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날씨와 토양 정보를 분석하여 올해 농작물의 수확량을 예측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개인의 창의력이 뛰어나다. 정부, 기업, 연구기관은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공개하여 새로운 창의적 서비스와 신산업이 창출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데이터 경제시대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3-05-1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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