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중인 밀가루 수거검사도 시행일본은 이미 수입 잠정중단…안전성·대응수위 논란 일 듯
국내 보건당국이 수입 단계에서 미국 오리건주 밀과 밀가루에 대해 전수검사에 착수했다.미국 오리건주의 밀 경작지에서 재배 허가를 받은 적이 없는 유전자변형(GMO) 밀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유통 중인 밀가루 수거검사도 시행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몬산토의 미(未)승인 GMO 밀(품목명 MON 71800)이 한국에 수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통보를 받고 수입단계 검사 강화 등 유통 차단에 나섰다고 30일 밝혔다.
모든 GMO 작물은 안전성 검증을 거친 후 재배할 수 있으며 수입도 해당 정부의 승인을 받고 나서 가능하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주에서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승인받지 않은 GMO 밀 ‘MON 71800’이 발견됐다.
몬산토는 이 품종을 1998~2005년까지 미국 16개 주에서 시험 재배하고 승인을 추진했으나 당시 부정적인 여론으로 상업화를 포기했다. 미국 당국은 미승인 GMO 밀이 한국에 들어왔을 가능성에 대해 지난 29일 주한 미 대사관을 통해 식약처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는 이에 따라 수입단계에서 오리건주 밀과 밀가루는 전수검사를 하기로 했다. 검사에서 미승인 GMO가 나오면 즉시 반송 조치된다.
식약처는 또 이미 수입돼 유통 중인 오리건주의 밀가루와 오리건주 밀로 만든 밀가루에 대해서도 수거검사를 할 계획이다.
유통 중인 식품에서 미승인 GMO 유전자가 검출되면 총리실 소속 식품안전정책심의위원회 신(新)식품전문위원회에 안건으로 부쳐 추가 조치를 논의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미승인 GMO 밀이 들어오지 않도록 차단하면서 이미 수입됐을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미국산밀의 주요 수입국인 일본이 오리건주 밀 수입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식약처 대응수위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밀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특히 오리건주 수입 물량은 국내에 들어온 미국산 밀의 3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지난 2010년 이후 오리건주에서 수입된 미국산 밀은 562건, 171만t에 이른다. 같은 기간에 미국산 밀가루는 3천352t이 수입됐다. 이에 따라 GMO 반대 단체와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GMO 안전성과 대응 수위를 놓고 논란이 퍼질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안전성 검토도 필요하지만 안전하다고 해도 미승인 GMO는 수입유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