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콩나물·고등어·오이… 판매제한 품목 51개 선정
서울시가 동네슈퍼와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담배·막걸리·두부·콩나물 등 51개 품목을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판매 제한 품목으로 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는 말할 것도 없고 시민들도 동네상권 회복을 빌미로 서민을 고통 속에 밀어넣는 ‘나쁜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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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직장인 최모(51)씨는 “대형마트는 부자들이 아니라 서민들이 찾는 곳”이라며 “동네상권 회복을 빌미로 가난한 서민을 다 죽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탁상행정의 극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부 전모(46)씨는 “마트에서 사지 못하면 대부분 식재료를 값이 비싼 편의점에서 사야 한다는 얘긴데 서울시에서 돈을 대줄 거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동네상권 회복이 서민에게 고통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대보다 찬성이 많았다는 시의 선정 설문조사가 민심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의문이다.
대형유통업체 측은 “사실상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신선식품 대부분을 판매하지 못하게 한다면 의무휴업 조치와 비교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마트의 경우 146개 점포에서 제한 품목 51종 매출이 15.7%로 2조 2000억원에 달한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상품과의 연계성을 고려하면 가치를 산정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주장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3-03-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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