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공시 오류’ 4만명 대출 이자 더냈다

‘코픽스 공시 오류’ 4만명 대출 이자 더냈다

입력 2012-10-11 00:00
수정 2012-10-1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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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초과 이자 전액 환급하기로 약속

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가 잘못 공시돼 4만명 이상이 대출 이자를 더 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권은 코픽스 오류로 이자를 부당하게 거둬들인 사실을 뒤늦게 시인하고 해당 금액을 전액 되돌려주기로 했으나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코픽스 공시 잘못이 과거에 더 있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는 코픽스 오류 사실을 알고도 열흘간 수정하지 않아 고의로 은폐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농협ㆍ외환ㆍ기업 등 7개 은행이 8월 코픽스 금리 재공시에 따른 환급금 규모를 잠정 집계한 결과 환급 대상이 약 4만800건으로 파악됐다.

같은 차주(借主)가 두 건 이상 대출받기도 하지만 환급 대상 계좌 가운데 이런 사례는 극소수다. 게다가 외국계은행과 지방은행 사례를 더하면 환급 대상자는 4만명이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환급 대상자는 코픽스 연동대출 고객 가운데 9월17일 공시된 8월 코픽스 금리를 적용해 이자를 낸 고객이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의 환급 대상이 2만1천건으로 가장 많다. 그다음은 하나은행 6천250여건, 농협은행 4천530여건, 국민은행 4천350여건, 신한은행 3천700여건이다.

은행들이 해당 고객에게 환급할 이자액은 600만원 규모다.

개인별 환급액은 대부분 수십원~수백원 선이다. 잘못 공시된 코픽스와 재공시된 코픽스의 차이가 최대 0.03%포인트이고 적용 기간이 약 20일이어서 액수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러나 코픽스 오류 사실을 일찍 발견하지 않았다면 고객 4만여명이 물어야 할 부당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을 게 뻔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급액이 1천원 이하인 고객이 99.5%다. 하지만, 고객들이 1원이라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가능한 한 일찍 환급하겠다”고 밝혔다.

코픽스는 국내 9개 은행의 정기예ㆍ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을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대출 기준금리다.

공시를 담당하는 은행연합회는 은행이 제출한 기초자료에 오류가 있었다며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3.21%, 잔액 기준 3.79%로 공시한 8월 코픽스 금리를 이달 8일 신규취급액 기준 0.03%포인트, 잔액기준 0.01% 낮춰 재공시했다. 코픽스가 재공시된 것은 2010년 도입 이래 처음이다.

코픽스 금리가 0.01%포인트 높아지면 1억원을 대출받았을 때 1년에 1만원, 월 833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원화대출 가운데 코픽스 연동대출 잔액은 157조4천억원이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코픽스 오류 사실을 알고 재공시하기까지 시일이 걸렸지만 은폐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9월27일 코픽스 오류를 파악하고 10월8일 재공시하기까지 약 열흘이 걸렸지만 추석과 개천절, 주말이 끼어 있어 영업일수는 나흘이었다. 코픽스 도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 은행들과 처리절차를 협의하고 원인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표> 코픽스 재공시에 따른 은행권 이자 환급 예상액

(단위 = 건ㆍ만원)











































































환급 대상 건수환급 예상액
국민은행4,35060
우리은행21,000130
신한은행3,70040
하나은행6,255200
농협은행4,530130
외환은행85030
기업은행1244
합계40,809594


(※자료 = 각 은행 잠정 집계 결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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