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암매장 계부 “아내가 가혹행위…시신 3일간 방치”(종합)

의붓딸 암매장 계부 “아내가 가혹행위…시신 3일간 방치”(종합)

입력 2016-03-20 10:08
수정 2016-03-20 11:5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결혼 전 의붓 딸 있는지 몰라…아내 임신해 보육원에 보낼 생각 해”
“아내 애원해 신고 안 해…암매장 했지만 딸 사망과는 무관” 결백 주장

5년 전 학대 끝에 숨진 네 살배기 의붓딸을 암매장한 계부 안모(38) 씨는 친모인 아내가 욕조에서 딸에게 가혹행위를 하다가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20일 딸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사체 유기)로 긴급 체포한 계부 안 씨로부터 이런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안 씨는 경찰에서 “애 엄마(한모·36)가 소변을 못 가린다며 딸을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3∼4차례 집어넣었더니 의식을 잃었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친모인 한 씨의 유서에도 “죽일 의도는 없었는데 미안하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어 숨진 딸에게 가혹행위를 했음을 시사했다.

안 씨는 또 숨진 딸의 시신을 청주 청원구의 자택 베란다에 3일 동안 방치했다가 충북 진천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진술했다.

이미지 확대
19일 오후 충북 진천군 백곡면 야산 중턱에서 안모(38)씨가 5년 전 4살배기 딸을 암매장한 장소를 경찰과 찾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충북 진천군 백곡면 야산 중턱에서 안모(38)씨가 5년 전 4살배기 딸을 암매장한 장소를 경찰과 찾고 있다. 연합뉴스.
안 씨는 딸이 사망한 것을 신고하지 않은 데 대해 “만삭이었던 아내가 경찰에 신고하지 말아 달라고 매달려 그랬다”고 말했다.

또 “보육원에 맡겨 놓았고, 아내도 말하지 않아 결혼 전에는 숨진 딸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가 결혼한 뒤 데려와 기르게 됐다”며 “아내가 임신한 뒤 의붓딸을 평택 보육원에 보낼 생각도 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안씨의 진술에 따라 이 사건을 단순 아동 학대가 아닌 살인 사건으로 폭 넓게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력한 용의자인 한 씨가 사망했지만 진실 규명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기로 했다”며 “자살한 한 씨를 부검하고, 암매장 딸이 숨졌을 당시 상황을 정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수사한 내용만으로는 안 씨에게 아동 학대와 관련해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은 모두 피하고 책임을 전적으로 부인에게 떠넘기는 식으로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씨는 사건이 발생한 2011년 12월 중순 오전 8시 출근했다가 오후 9시 퇴근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은 딸 사망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안 씨는 2011년 12월께 당시 네살 난 딸이 숨지자 아내 한 씨와 함께 충북 진천의 한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사실은 취학할 나이가 됐는데도 미취학한 아동이 있다는 학교 측의 연락을 받은 주민센터 직원이 안 씨 부부의 진술과 행동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아내 한 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 18일 오후 9시 50분께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 씨는 “가족에게 미안하다. 나 때문에 우리 아이가 죽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써놓은 뒤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한 씨의 유서 내용을 토대로 남편 안 씨를 집중 추궁해 “5년 전 딸이 숨져 시신을 산에 몰래 묻었다”는 자백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