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특사 방북, 북·미 대화 탄력 신호탄?

킹 특사 방북, 북·미 대화 탄력 신호탄?

입력 2013-08-28 00:00
업데이트 2013-08-2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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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30일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이 결정되면서 북·미 대화의 흐름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대사. 자료 사진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대사. 자료 사진


 킹 특사의 방북 목적이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의 석방이라는 ‘인도적 차원’에 국한돼 있지만 최근 한반도 정세의 변화흐름 속에서 그 의미와 파급력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북·미 양국이 ‘당국 대 당국’의 접촉을 시작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미 양국은 지난해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1년4개월간 당국간 대화를 중단해왔다. 최근 정세완화의 조짐이 나타나면서 민간 차원의 접촉이 이어졌지만 당국 차원의 대화는 성사되지 않았다. 그런 양측에게 케네스 배의 석방문제가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는 매개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미간 직접 대화를 희망하는 북한으로서는 케네스 배 석방문제를 대화의 고리로 적극 활용하려는 눈치다. 지난달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등 전직 고위인사들을 상대로 방북의사를 타진해본 것도 비슷한 이유다.

 미국으로서는 케네스 배의 장기 억류에 따른 부담감 속에서 북한 당국과의 석방협상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특히 케네스 배의 건강이 악화되고 가족들과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구명운동이 전개되면서 ‘해외 자국민의 안녕’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온 미국으로서는 압박감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11년 에디 전씨의 석방을 위해 방북했던 로버트 킹 특사를 이달 들어 동북아 지역에 보낸 것도 미리 북한에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신호를 받은 북한이 명맥만 유지되던 ‘뉴욕채널’을 다시 살려 미국에 방북 초청을 했고, 미국이 이를 수락하면서 킹 특사의 방북이 성사됐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 볼 때 케네스 배는 킹 특사와 북한 당국간 협의와 소정 절차를 거쳐 석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케네스 배가 석방 된 뒤 북핵문제와 북미관계 현안을 논의하는 수준으로까지 대화국면의 진전을 가져올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포인트다.

 북한은 케네스 배 석방을 계기로 북미간 직접 대화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평양을 방문 중인 와중에 미국 당국자를 초청함으로써 대화재개를 향한 ‘모양새 갖추기’에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해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방미한 중국 국방부장을 통해 “3자 또는 4자회담에라도 참여할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북·미 직접대화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이 같은 대화제의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가 미지수다.

 미국은 앞으로의 북·미대화가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authentic and credible) 대화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다시 말해 비핵화와 관련한 성의있는 조치를 취해야 북한과 대화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여기에는 한국,일본과 확고한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어느 정도 의미 있는 태도변화를 보이느냐가 대화재개의 열쇠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현재 ‘경제’와 ‘핵’을 양대 축으로 삼고 있는 북한 김정은 체제의 병진노선을 고려할 때 한·미·일이 기대하는 변화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만 최근 북한의 전향적 태도변화로 남북대화가 재개되고 이를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전반적으로 이완되는 조짐 속에서 이번 방북이 성사된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시 말해 현재의 긴장완화 흐름을 ‘관리’하고 북한의 의중과 대응방향을 점검하기 위해서라도 북미가 ‘탐색적 대화’를 할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킹 특사의 이번 방북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미국 당국자의 첫 방북이다.외교소식통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 내부의 기류와 대미 정책방향을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라며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에 따라 미국의 대응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미 정부 당국자들도 이번 방북이 케네스 배의 석방을 위한 목적임을 강조하면서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표정이다.

 특히 북한이 최근 남북대화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미국을 향한 대화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변수가 생긴 만큼 향후 국면의 흐름을 잘 지켜봐야 한다는 긴장감이 읽힌다.

 실제로 킹 특사가 지난 2011년 5월 북한을 방문해 억류중인 에디 전(한국명 전용수)씨의 석방을 성사시킨 이후 북미 양국은 고위급 회담을 진행해 비핵화 조치와 식량지원을 연계한 ‘2·29 합의’를 도출한 적이 있다.

 물론 이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무산되긴 했지만 2·29 합의는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다뤄야 할 주요 내용을 망라하고 있어 이번 킹 특사의 방북 이후 북미간 새로운 대화의 모멘텀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외교가의 분위기이다.

 이렇게 볼 때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총괄하는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다음 주부터 잇따라 한·중·일 순방에 나서는 것은 현 국면에서 의미가 커 보인다.

 미국이 관련국들과의 조율을 거쳐 북한과의 대화재개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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