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깬 김종인 “나없이 당 제대로 갈 것 같냐” 격정의 토로

금연 깬 김종인 “나없이 당 제대로 갈 것 같냐” 격정의 토로

입력 2016-03-21 13:30
수정 2016-03-21 13:4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소외계층 비례 하나 넣으면 소외계층정당 되나”

“출구전략 없다”…당무거부한 채 장외서 돌직구

이미지 확대
자택 나서는 김종인 대표
자택 나서는 김종인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1일 오전 캐주얼 정장 차림으로 집을 나서고 있다. 그는 집 앞에 있던 기자들의 ’비대위 회의에 참석 안하느냐’는 질문에 ”내 복장 보면 모르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이날 비례대표 명부가 전날 중앙위 반발로 확정되지 못한데 반발, 비상대책위에 불참하는 등 ’당무거부’에 들어갔다.
연합뉴스TV캡처
비례대표 명단 파동으로 21일 당무거부에 들어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집을 나선 뒤 국회로 향하는 대신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시내의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사무실로 출근했다.

캐주얼 정장 차림의 김 대표는 이날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부 기자들에게 현 상황과 심경에 대해 25분간 작심한 듯 ‘격정의 토로’를 쏟아냈다. 담배 3개피를 연달아 피면서다. 금연을 하다 몇년만에 처음 담배를 다시 물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4·13 총선 이후 내가 던지고 나가면 당이 제대로 갈 것 같으냐”고 반문하는 등 돌직구를 쏟아냈다. 비례대표 2번 ‘셀프공천’을 둘러싼 당내 역풍에 “인격적 모독”, “욕심많은 노인네로 만들었다”며 “죽어도 못참는다”고 할 때는 목소리가 한껏 올라갔다.

시종일관 “언제든 떠날 수 있다”며 자리에 미련이나 욕심이 없음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고민 많으시겠다.

▲왜 고민을 하냐. 나는 고민 절대로 안한다.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파장이야 정치권에서 항상 일어나는 것이다. 신경도 안쓴다.

--2번으로 결정한 이유를 설명해달라.

▲옛날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12번 달고 13대 국회 체험을 했다. 그 때 그분이 ‘대통령 떨어지고 국회의원이라도 해야겠는데 돈이 없어서 앞번호를 못받고 12번 받았기 때문에 평민당 여러분이 안 찍어주면 김대중이 국회도 못가니 표를 달라’고 했다. 그걸 생생하게 들은 사람이다.

나는 그런 식으로 정치 안한다. 솔직하게 하면 하는거고 안하면 안하는거지. 2번 달고 국회의원 하나 12번 달고 국회의원 하나 마찬가지이다.

--후순위 달면 배수진을 친다는 평가가 있지 않겠나.

▲나는 그게 배수진이라고 생각 안한다.

내가 제일 기분 나쁜 게 그거다. 내가 무슨 이거 하고 싶어서 했다고 생각하느냐. 사정을 하고 내가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해주고 있는건데, 내가 응급치료하는 의사같은 사람인데 환자가 병 낫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더이상 할 수가 없다.

연연해서 여기 온게 아니다. 가만히 하다 보니깐, 내가 당을 조금이라도 추슬러서 수권정당을 한다고 했는데, 그걸 끌고 가려면 내가 의원직을 갖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총선 이후 당을 추스리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냐.

▲4·13 이후 내가 딱 던져버리고 나오면 이 당이 제대로 갈 것 같아?

저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중앙위에서 떠드는 그런 광경을 50년 전에도 본 적이 있다. 그래 갖고는 당이 될 수가 없다.

중앙위에 (비례대표) 순위해 달라고 가면 난장판 벌어질 것이라고 내가 경고했다. 중앙위 권한이니까 중앙위원들이 이번 총선에 대해 책임까지 지라는 것이다. 비대위가 필요 없는 것 아니냐. 나는 여기서 무책임하게 일을 못한다.

--1번 비례대표(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에 대한 논란이 있다.

▲최근 와서 알파고 갖고 떠들어 대는데, 앞으로 우리나라와 세계 경제상황이 인공지능이나 컴퓨터 쪽으로 가는 것 아니냐. 전부 다 수학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정해서 모셔온 것이다. (논문표절 의혹과 관련해) 본인한테 옛날에 있던 사정을 다 들었고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공천)한 것이다.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이 어제 중앙위에서 비례대표 후보군 칸막이를 허물자고 했는데.

▲그 사람이 혁신위원 했던 사람이라며?

내가 무슨 욕심 많은 노인네처럼 만들어가지고…저 사람들이 지금 핑계를 대는 거다. 이야기를 하려면 정직하게 하라는거야. 지금 정체성 때문에 그러는 거다. 자기들 정체성에 안 맞다 그거야.

어제 저렇게 해서 일반인에게 얼마나 표를 깎아먹은 줄 아느냐. 더민주를 왜소한 정당으로 만들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중앙위에서 순번을 바꾸면 대표직 유지가 의미 없어지는 것 아니냐.

▲비대위를 만들어달라고 했으면 권한을 줘야지 비대위가 끌어줄 것 아니냐. 근데 그게 싫다고 하면 그걸로 끝나는 거지 뭘 그래.

--대표직도 내놓을 생각이 있는가.

▲대표직을 내놓고 안 내놓고 그건 나한테 묻지 말고…

내가 젊은 사람도 아닌데 새벽부터 일어나서 당에 가서 하루종일…내가 솔직히 이야기해서 뭐를 추구하겠는가. 이 사람들, 내가 무슨 비례대표 하나 따먹고, 무슨 목적이 있어서 하는 줄 안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기분 나쁜게 그거다. 속마음을 다 가둬놓고 내가 큰 욕심이 있어서 한 것처럼 인격적으로 사람을 모독하면 나는 죽어도 못 참는다.

--대권 도전에 뜻이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데.

▲뭐를 한다고? 웃기는 소리도 하지를 말라고.

솔직히 내가 이번에 공관위원에게 ‘이 사람 공천해달라’고 한 것도 하나도 없다. 내 스스로 자제를 했다. 절대 누구 부탁도 받아 본적이 없고 내 스스로가 뭘 해달라고 한 적도 없다. 공관위원들에게 물어보라. 측근이라고 특별히 봐주는 생각을 추호도 한 적 없다.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의 아들 비위 논란 등이 있는데.

▲내가 무슨 수사기관도 아니고 몰랐다. 이제 드러나서…알게 됐다.

(재고할 것인가) 나는 일반 정치인처럼 이랬다저랬다 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지금까지 인격을 위해서 산 사람이다. 내가 대통령을 모실 때도 내가 옳다고 생각 안 하면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사람이다.

--비례대표 A그룹 선정 배경은.

▲일일이 설명하고 싶지 않다. 지역, 전문성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할 것 아니냐.

소외계층을 안 넣었다고 하는데 소외계층을 비례에 하나 집어넣으면 더민주가 소외계층에게 잘 해줬다고 생각하느냐. 평소에 전혀 관계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좀 정직하게 살라는 거다.

--어떻게 수습·돌파한다는 생각을 하는가.

▲출구전략이 없다. 자기네들 뜻대로 해보라고 하고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