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리아 정부군 화학무기 통화 감청”

“미국, 시리아 정부군 화학무기 통화 감청”

입력 2013-08-28 00:00
업데이트 2013-08-2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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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공격 직후 “어찌된 일이냐” 당혹섞인 통화”아사드 의지로 공격했다는 결론 내기에는 여전히 부족” 지적도

미국 정부가 시리아에서 발생한 민간인 화학무기 공격 사건의 책임을 시리아 정권에 돌리고 군사 개입까지 준비하게 한 근거는 시리아 정부군 관계자들 사이의 통화 감청 내용이었다.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지난 21일 시리아 구타 지역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된 직후 시리아 정부군의 한 장교와 정부군 소속 화학무기 운용부대 책임자 사이에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

전화를 건 정부군 장교는 당혹스러운 목소리로 해명을 요구했는데, 미국 정보 당국은 이 통화 내용을 고스란히 엿들어 지휘 계통으로 보고했다.

21일 사건으로 숨진 시리아인은 국경없는의사회 집계로 355명이었지만 FP는 1천여명으로, 시리아 반군은 1천300명 이상으로 각각 추정하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이밖에도 사건 직후 구타 지역에서 발견된 로켓들의 형체가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는 점을 화학무기 사용이 시리아 정권 측에 의한 것으로 판단한 근거라고 지목했다.

일반적인 폭발성 탄두가 장착됐다면 목표 지점에 낙하한 로켓의 형체는 거의 남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건 직후 현장에서 촬영된 피해자 구호 장면이나 시신들의 모습을 본 미국 화학무기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의 증상이 화학무기, 특히 사린가스 같은 신경작용제에 의한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고 FP는 전했다.

지금까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권은 반군 측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해 왔고, 미국 등 서방 국가의 중동 정책에 반대하는 일부 인사들은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증거 자체가 없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근거들이 화학무기 사용의 책임을 아사드 대통령에게 돌리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FP를 비롯한 외신들은 지적했다.

아사드 정권 최고위 인사의 독단적 행동일 수도 있고, 화학무기를 관리하는 시리아 정부군 실무자의 ‘과잉 충성’ 혹은 월권이 낳은 비극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를 비롯해 서방의 시리아에 대한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화학무기 사용이 서방의 공격을 부를 것임을 뻔히 아는 아사드 대통령이 화학무기를 썼을 리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미국 측에서 제시한 내용만으로 이 주장에 반박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게 중동문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가 이르면 29일 이번 사건의 책임이 아사드 대통령에게 있음을 입증하는 증거 자료를 내놓을 예정이며, 국가안보국(DNI)에서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CBS는 자국 정부에서 내놓을 증거 자료에 화학무기 피해자의 생체조직 표본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앞서 CBS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팀에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된 비밀 보고서의 기밀 분류를 해제, 일반에 공개하도록 지시했다고 지난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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