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대책> 가계부채 건전성 영향은

<전월세대책> 가계부채 건전성 영향은

입력 2013-08-28 16:00
업데이트 2013-08-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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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취득세 인하와 함께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확대와 수익·손익공유형 주택담보대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월세 대책을 내놓자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택 매매시장 활성화 과정에서 내집 마련 여력이 있는 중산층 중심으로 대출이 늘어난다면 가계부채가 총량은 늘어나더라도 질적으로 크게 악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 권하는 전월세 대책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28일 내놓은 전월세 시장 안정 대책 가운데 상당부분은 전세 수요를 매매로 돌리기 위한 대출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출을 늘려줄테니 전세 보증금을 마련할 여력이 된다면 집을 사라는 것이다.

우선 정부는 주택금융공사 적격대출과 보금자리론 등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공급액을 올해 21조원에서 내년에 24조원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무주택자가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해주던 소득공제 요건도 기준시가를 4억원으로 올리고, 1주택자가 대체주택을 취득한 경우에도 과세종료일에 기존 주택을 처분한 경우 소득공제를 해주기로 했다.

국민주택기금의 근로자·서민대출 또한 대출 대상에 오피스텔을 추가하고 소득요건(부부합산 4천500만원→6천만원), 대출한도(호당 1억원→2억원), 대상 주택가액(3억원→6억원)도 모두 늘린다.

주택 구입자와 국민주택기금이 주택 구입에 따른 수익과 위험을 공유하면서 1%대의 저리자금을 빌려주는 ‘수익·손익공유형’ 주택담보대출도 도입한다.

금융권과 전문가들은 수익·손익공유형 모기지라는 제도를 빼면 대부분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의 대책이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집 값이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주택 구입 여력이 있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집을 사도록 이끌만한 유인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대책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총량 늘겠지만 질적 악화 가능성 적어”

문제는 이 대책의 중심에 ‘대출을 잘 받게 해줄테니 집을 사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점이다.

서민층의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날 경우 1천조원 돌파를 눈앞에 둔 가계부채를 더 키울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이달 발표한 가계신용 잠정치를 보면 2분기말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는 1분기 말 963조1천억원에서 16조9천억원이 늘어난 980조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이란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을 합한 수치로 사실상의 가계 빚 총량이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말 963조8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963조1천억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처음 줄었다.

하지만 정부의 4·1 부동산대책으로 2분기에 금융기관 가계대출이 17조5천억원 늘면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특히 ‘양적 확대’뿐 아니라 ‘질적 구조’ 측면에서도 문제다.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3월 현재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가 184%로 2분위(122%), 3분위(130%), 4분위(157%)를 앞지른다.

여러 금융기관에 빚을 진 다중채무자가 322만명으로 추산되는 점, 이미 주택담보대출 상환능력이 떨어진 하우스푸어(내집빈곤층)가 9만8천명(금융연구원 추산)에 달하는 점도 가계부채 구조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이는 가계부채 문제가 취약계층이나 제2금융권 등으로 전이될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8·28 대책의 경우 충격에 취약한 일시상환식·거치식이 아니라 주로 장기·고정금리형 분할상환 대출과 손익공유형 저리자금 공급 쪽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가계부채가 늘더라도 질적 악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매 여력이 어느정도 갖춰진 계층에서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번 8·28 대책 마련에 참여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집을 사려는 수요를 끌어내야 하는데 구입 자금 공급을 원활하게 해줘 실수요를 뒷받침해주면 매매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도 “매매시장 활성화 과정에서 집을 살 유인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집을 살 여력이 있는 계층은 가계부채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는 저소득층과 다소 거리가 있으므로 가계부채가 증가하더라도 질적으로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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