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숲 모기 등 전파 매개체 국내 거의 없어”“공기·비말 전염 가능했던 메르스보다 감염 위험성 훨씬 낮아”
국내에서 첫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심각한 수준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지난해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았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달리 감염 위험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브라질 등 남미 국가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발생한 직후 국내 유입 가능성은 어느 정도 예측됐지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지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현실화된 점은 안타깝지만, 메르스처럼 유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공중보건학 관점에서 메르스와 지카 바이러스는 분명 다르다”고 설명했다.
미세한 침과 같은 신체 분비물이 공기를 타고 전염될 수 있었던 메르스와 달리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 성관계 등 전파경로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엄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이집트숲 모기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사례가 드물다”며 “물론 지카 바이러스는 새로운 전염병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질병관리본부에서 나온 대응수칙을 준수하고, 특히 올해 예정된 브라질 올림픽 때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감염이 가능했던 메르스와 달리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 성관계 등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감염경로가 제한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 이집트숲 모기와 같은 매개체가 대량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낮으므로, 국민들이 심각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예를 들어 모기로 전파되는 말라리아는 환자 옆에 있다고 바로 감염되지 않는데 지카 바이러스도 말라리아와 똑같다”며 “단, 브라질과 같은 대규모 창궐 지역에 가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은 한양대 구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에 발생한 국내 첫 지카 바이러스 환자는 브라질 체류 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따라서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 지역을 방문한 사람의 감염 위험성이 높지만, 국내에서 대유행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은 대부분 모기 때문에 이뤄진다”며 “긴 소매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해충기피제를 뿌려 일상생활에서 모기로부터의 접근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