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해운법’ 개정해 운항관리자 독립조직에 맡기기로
정부가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한국해운조합에 위임된 여객선의 안전운항관리 업무를 조합으로부터 독립시키기로 했다.해양수산부 관계자는 27일 “여객선의 안전운항을 감독하는 선박운항관리자를 여객선사의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이 채용하면서 제 기능을 수행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안전운항관리 업무를 해운조합에서 떼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이에 따라 해운조합에서 떼어낸 안전운항관리 업무를 어디에 맡길지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3년 전에도 여객선 안전관리를 해운조합에서 분리해 공단과 같은 독립된 조직에 맡기자는 입법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예산이 드는 데다 선사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국제 추세라는 이유로 정부가 반대해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선박 운항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다시 분리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운항관리자는 선원에 대한 안전관리교육 실시, 선장이 제출한 출항 전 점검보고서 확인, 여객선의 승선정원 초과 여부 확인, 화물의 적재한도 초과 여부 확인, 구명기구·소화설비 확인 등 선박의 안전운항을 관리·감독하는 자리다.
그러나 여객선사들이 회원사로 있는 해운조합이 이들을 채용하다보니 단속을 엄격하게 할 수 없는 구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해수부는 운항관리자를 정부가 직접 채용해 운용하거나 공단 등 독립된 조직을 신설해 업무를 위임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방향은 정해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이 좋을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브레인 스토밍’을 하는 단계”라며 “방안별로 장·단점을 검토하고 재정 당국과 예산 소요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항관리자의 업무에 대한 사항은 해운법 22조에 규정돼 있어 이를 추진하려면 법도 개정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어서 일정을 못 박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빨리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