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3사 개인정보 2차유출] 뻔뻔한 카드사 담담한 고객들

[카드3사 개인정보 2차유출] 뻔뻔한 카드사 담담한 고객들

입력 2014-03-18 00:00
업데이트 2014-03-18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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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등 카드3사 “추가 유출 아니다” 의미 축소

신용카드사에서 유출된 고객 정보가 시중에 유통돼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건의 심각성을 축소하는 데 급급한 카드사들의 태도가 눈총을 받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어 고객 정보가 어느 선까지 유통됐는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KB국민·NH농협·롯데카드 등 카드3사는 ‘지난 1월 유출된 고객 정보가 팔려 나간 것일 뿐 추가 유출은 아니다’라는 점만 강조하고 있다. 올해 초 1억여건의 고객 정보가 새어 나간 카드 사태 이후 이달 초 KT에서도 1200만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등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피로감을 느낀 고객들은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17일 고객 정보가 유출된 카드3사에 따르면 지난 14일 창원지방검찰청의 고객 정보 시중 유통 발표 이후에도 카드 해지를 요구하는 등 고객들의 동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3사는 지난 1월 때처럼 카드 해지와 재발급 등을 요청하는 고객의 문의가 폭주할 것을 예상해 지난 15일부터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지만 카드사 현장 방문이나 콜센터 문의 등은 평소 수준이었다.

실제 카드 탈회와 해지, 재발급 신청 건수는 지난 1월 1차 정보 유출 사태 당시와 비교해 적은 수준이다. 국민카드는 오후 5시 기준 탈회 4000여건, 해지 1만 2000여건, 재발급 2만 5000여건을 기록했고 롯데카드에는 탈회 2000여건, 해지 6000여건, 재발급 1만건이 접수됐다. 농협카드는 이날 정오까지 탈회 1만 3000여건, 해지 2000여건, 재발급 5000여건을 기록했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1년 동안 사용 내역이 없는 ‘장롱카드’를 해지하는 기간이 매달 17~21일로 공교롭게 겹쳐 탈회 건수가 많은 것일 뿐 정보 유출 사건과는 연관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고객 정보 유출과 관련한 콜센터 문의는 오히려 평소보다 적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 나타났던 카드런 사태가 재현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각 카드사들은 1차 정보 유출 당시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이 카드 재발급과 해지, 탈회 등의 조치를 취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카드사 정보 유출 사건에 이어 이달 초 KT 정보 유출 등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개인정보 보안을 지키는 것은 이제 무의미하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3사는 고객 정보 시중 유통에 대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빠져나간 고객 정보 가운데 어떤 것이 시중에 유통됐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금융감독원에서 검찰로부터 자료를 받아 어떤 정보가 유통됐는지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다음 주는 돼야 개별 고객이 정보 유통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4-03-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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