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서 유권자로… 첫 대선 앞둔 결혼이주여성들
선관위 다문화선거교육 참여“아이들 행복한 미래 만들 사람”
“공약 꼼꼼히 비교해 뽑을 것”
“한국에 와서 투표권을 갖기까지 7년이 걸렸어요. 어렵게 얻은 한 표를 소중히 여기고, 신중하게 투표할 겁니다.”
![지난 14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개최한 선거교육에서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투표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https://img.seoul.co.kr/img/upload/2017/04/16/SSI_20170416173646_O2.jpg)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지난 14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개최한 선거교육에서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투표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https://img.seoul.co.kr//img/upload/2017/04/16/SSI_20170416173646.jpg)
지난 14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개최한 선거교육에서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투표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이날 리엔씨 같은 다문화가정 여성 11명이 선거관리위원회가 진행한 ‘다문화선거교육’에 참석했다. 이들은 자신에게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지 강조하며, 단지 바쁘다고 투표에 참석하지 않는 국민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공약을 꼼꼼히 비교해 대한민국을 이끌 훌륭한 대통령을 뽑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진행된 선거교육은 국내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을 위한 자리였다.
리엔씨는 지난해 4월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는 서투른 한국말, 육아 부담 등으로 도저히 투표소로 향할 엄두가 나지 않아 투표를 포기했다. 그는 “실수를 할까 봐 두려워 투표하지 못했는데 지난해부터 정치에 큰 관심이 생겼기 때문에 5월 9일에는 꼭 투표소에 갈 계획”이라며 다짐하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이를 키우며 바리스타 일을 하는 그는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비교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특히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미래를 만들 사람이 누군지 따져보고 있다.
한국에서 두 번째 대선을 경험한다는 박선행(31)씨는 설렘보다는 신중함이 앞선다. 베트남인으로 2006년 결혼한 박씨는 2011년 국적을 취득한 이후 2012년 대선, 2014년 지방선거,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했다. “결혼 후 5년이 지나서야 선거권을 얻을 수 있었다”는 박씨는 사전투표와 부재자투표 등 다양한 제도를 말하며 “바쁘다는 핑계를 대지 말고, 자신들의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국민에게 관심을 갖는 대통령, 최선을 다하는 대통령, 믿음을 깨지 않는 대통령을 뽑고 싶다”고 덧붙였다.
결혼이주 여성은 혼인 신고 후 국내에서 2년 이상 거주하면 국적 취득을 위한 귀화 신청 자격을 받는다. 또 이로부터 1년 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우리나라 언어와 풍습 등에 대해 귀화시험을 치러 국적을 취득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혼인귀화자는 2014년 10만명을 넘어섰고 2015년 10만 8526명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공직선거법은 만 19세 이상의 국민에게 선거권을 주도록 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외국인도 영주권을 받은 지 3년이 넘으면 투표권이 생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7-04-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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