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후원’ 중국집 배달원 교통사고로 숨져

‘어린이 후원’ 중국집 배달원 교통사고로 숨져

입력 2011-09-27 00:00
수정 2011-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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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듯한 생활비를 쪼개 형편이 더 어려운 어린이들을 후원해 오던 한 중국집 배달원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26일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의 한 교차로에서 김우수(54)씨가 몰던 배달 오토바이가 유턴을 하던 중 맞은편에서 오던 아반떼 승용차와 충돌했다.

119구조대는 김씨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의사는 ‘너무 크게 다쳐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으며 사고 이틀 뒤인 25일 오후 11시께 아무런 연고가 없던 김씨는 홀로 병실에서 숨을 거뒀다.

강남의 한 고시원 쪽방에 기거해 오던 김씨는 70만원 안팎인 자신의 월급에도 불구, 2006년부터 매달 5∼10만원씩 5년째 재단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어린이들을 지원해 왔으며 재단 앞으로 보험금 4천만원의 종신보험을 들었다.

재단 관계자는 “7살때 고아원에 버려졌던 김씨는 홧김에 저지른 방화 사건으로 감옥에 갔다 출소 직전 재단을 알게돼 줄곧 인연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생전 장기기증 의사도 내비쳤지만 무연고자인 탓에 병원에서 가족을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장기가 손상돼 버렸다.

재단 측은 “김씨가 최근 형편이 어려워졌지만 후원금을 3만원으로 줄여서라도 꼬박 낼 정도였다”며 “가족이 없어 빈소도 못차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안타깝다. 어린이 재단이 나서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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