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고갈 위기에 ‘先단전 後보고’

전력 고갈 위기에 ‘先단전 後보고’

입력 2011-09-16 00:00
수정 2011-09-1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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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거래소 과잉조치 논란

전력거래소가 전력피크(최대전력수요) 위기에 몰려 전력위기 대응 매뉴얼과는 무관하게 지역별 순환 정전(단전) 조치 판단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정부의 전력수요에 대한 안일한 판단에 대한 비판과 함께 매뉴얼에 따른 체계적인 대처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15일 “(전력 위기가) 워낙 다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전력거래소가 (한국전력에 요청해서) 순환 정전을 실시하고는 우리 쪽에 나중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지경부가 파악한 바로는 이날 오전 양수발전소를 최대한 가동하면서 전력공급능력을 400만㎾가량 끌어올렸으나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오후 3시에 근접하면서 양수발전량이 고갈됐다. 이로 인해 오후 3시 현재 순간 전력피크에 맞물린 예비전력이 148만 9000㎾로까지 떨어지는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전력거래소는 30분 앞선 오후 2시 30분쯤 지경부에 전력 수급상황이 좋지 않다고 보고했으나 ‘전력수급대책본부’(본부장 정재훈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의 의사결정을 통해 단전 등 특단의 조치는 가능한 한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냈다.

하지만 전력거래소는 전력피크가 급속도로 닥치면서 30분 뒤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에 결국 순환 정전이라는 강수를 둔 뒤 사후 보고하는 수순을 밟았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전력위기 대응 매뉴얼상으로는 예비전력이 100만㎾ 미만인 ‘심각’(레드) 단계에 들어갔을 때 가능한 조치여서 일부에서는 ‘과잉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계단 아래의 위기 단계(‘경계’ 100만~200만㎾)에서, 그것도 전력수급대책본부의 결의라는 형식을 빌리지 않은 채 단전을 실행한 셈이 됐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2011-09-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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