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7일 만에 사거리 1000㎞ 늘려… 美본토까지 위협 과시

北, 17일 만에 사거리 1000㎞ 늘려… 美본토까지 위협 과시

박홍환 기자
입력 2017-09-15 22:46
수정 2017-09-15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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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12형’ 추정 3번째… 다음 수순

무기 운영 능력 확정 뒤 실전배치 메시지

북한이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또다시 발사했다. 화성12형이라면 지난 5월 14일과 8월 29일에 이어 세 번째 발사가 된다. 이날 오전 6시 57분 평양 순안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최대 고도 770여㎞까지 올라가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해 3700여㎞를 날아간 뒤 약 19분 만인 오전 7시 16분쯤 태평양 해상에 낙하했다. 두 번째 발사했을 때에는 비슷한 궤도로 약 15분간 비행하며 최고고도 550여㎞까지 올라가 2700여㎞를 날아갔었다. 17일 만에 1000여㎞를 더 날려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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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 보수하는 北 군인들
진지 보수하는 北 군인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15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해도 개풍군의 북한군 초소 주변에서 군인들이 진지를 보수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두 번째 발사에서 화성12형의 ‘실전운영 능력’을 확정한 뒤 드디어 실전배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북한은 “태평양상 군사작전의 첫걸음”이라면서 이후 태평양을 목표로 삼아 미사일 발사훈련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결국 괌을 타깃 삼아 두 번째 실전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는 괌을 넘기는 사거리를 날려보냈다는 점에서 ‘괌 포위사격’이 결코 엄포에 그치지 않는다는 위협까지 더한 것으로 해석된다. 평양에서 괌까지는 3356.7㎞로 이번 미사일의 발사 방향을 남쪽으로 틀어 괌 방향으로 쐈다면 괌을 넘겨 남태평양에 떨어질 수 있다. 합동참모본부도 “실질적인 ‘괌 포위사격’ 능력을 시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당초 괌 공격 계획을 통해 1065초(17분 45초) 만에 괌을 타격할 수 있다고 장담했었다. 두 번의 시험발사를 통해 시간상으로도 거의 근접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무게 28t(탄두 무게 포함)으로 추정되는 화성12형은 35도로 발사했을 때 최고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고도가 777㎞까지 올라가고 이때의 속도는 초속 6㎞, 마하 18에 이르게 된다. 최대 사거리는 5682㎞라는 계산이 나온다. 군 당국의 4500~5000㎞ 추정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두 차례의 시험발사는 발사각도와 연료주입량 등을 조절해 사거리를 괌에 맞추는 시도를 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에는 최고고도가 정상발사 때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백두산 엔진의 최대 출력을 내면서도 사거리 조정을 할 수 있어 더욱 위협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기권 재진입 시 마하 20 이상의 속도를 내게 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미사일 요격을 회피하려는 목적도 다분해 보인다. 사드는 정면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 속도가 마하 14~15 이상이면 사실상 요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제 화성12형의 발사 방향을 조정해 가며 위협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괌 방향으로 사거리를 짧게 해 위협한 뒤 미국의 대응을 지켜보며 사거리를 늘려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괌 포위사격 계획을 실행해 나가는 차원으로 보인다”면서 “다음에는 방향을 괌으로 틀어 괌 포위사격이 허풍이 아니라고 과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일 가능성도 제기한다. 저각발사를 통해 사거리를 줄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6차 핵실험에 앞서 공개한 호리병 형태 핵탄두 모형을 실제 탄두부에 넣고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시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2017-09-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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