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합의 이후 北 카드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한 북한이 향후 개최될 당국 회담에서 어떤 문제들을 제기할까. 정부 당국자는 9일 “북한이 10월 남북 이산상봉과 관련한 대가는 요구하지 않았지만, 향후 당국 회담에서 현안들에 대한 주고받기식 요구를 해 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대북전단 살포 중단, 인권문제 불개입, 금강산관광 재개,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이번에도 못 만나는 이산가족의 눈물](https://img.seoul.co.kr/img/upload/2015/09/09/SSI_20150909170712_O2.jpg)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번에도 못 만나는 이산가족의 눈물](https://img.seoul.co.kr//img/upload/2015/09/09/SSI_20150909170712.jpg)
이번에도 못 만나는 이산가족의 눈물
이산가족 상봉 1차 후보자 추첨이 열린 9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1차 후보자 500명에 선정되지 못한 조갑순(82) 할머니가 눈물을 닦으며 떠나고 있다. 상봉 최종 대상자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662.9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와 함께 인권문제 불개입 원칙을 내세워 남북 간 회담에서 이를 거론하지 말자고 주장할 수 있다.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는 지난 8일 남한을 우회적으로 겨냥해서 “오늘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이 그 무슨 인권문제에 대하여 요란스럽게 떠들면서 우리 제도를 악랄하게 비방중상하고 있지만 공화국의 존엄과 권위를 절대로 허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도 북한이 거론할 수 있는 주요 현안이지만 5·24 조치 해제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하지만 사실상 5·24 조치를 무력화시키는 상징적 수단으로 금강산관광 재개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5·24 조치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금강산관광 재개로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고자 할 것”이라면서 “경제협력이나 민족공동 사업 등 다른 회담으로 넘어가기 위한 환경조성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정부도 북한의 제안들과 우리 측 현안들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차원에서 추진 중인 경원선 복원,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사업은 물론 개성공단 3통(통신·통관·통행)과 이산가족 상봉 상시화가 거론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5-09-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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