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탈북 청소년 9명 공개 왜
북한이 지난달 28일 라오스에서 강제북송된 탈북 청소년 9명의 신상과 발언을 송환한 지 한 달이 지나지도 않아 전격 공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조태용·우다웨이 베이징 회동](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6/22/SSI_20130622013536.jpg)
주중 한국대사관 제공
![조태용·우다웨이 베이징 회동](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6/22/SSI_20130622013536.jpg)
조태용·우다웨이 베이징 회동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왼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21일 오후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회동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조 본부장은 우 대표에게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 결과를 설명한 뒤 북측과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중국의 공조를 요청했으며, 이에 우 대표는 한반도 비핵화는 중국으로서도 양보할 수 없는 목표란 점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의 대화 노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주중 한국대사관 제공
주중 한국대사관 제공
북한 조선중앙TV가 21일 공개한 영상 속 탈북 청소년들은 말끔한 차림으로 좌담회에 참석해 탈북 과정과 라오스 생활 등을 또박또박 설명했다. 표정도 어둡지 않았고 한국 목사에게 납치돼 고통을 당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청소년들은 좌담회를 마칠 때 즈음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찬양가인 ‘불타는 소원’을 합창했고, 이 중 한명은 노래를 부르며 울먹이기도 했다. 북한은 당분간 이들을 북한 체제선전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양 상태가 좋은 아이들의 모습을 주민들에게 그대로 보여주면 ‘탈북해도 먹고 살 만하겠구나’라는 얘기가 나올 텐데, 공개를 강행한 것은 이런 후유증을 감내해서라도 북한이 얻고자 한 게 있었던 것”이라며 “북한 품으로 돌아온 청소년들을 이렇게 잘 데리고 있다고 보여줘 국제사회의 인권공세를 막는 게 첫 번째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탈북 청소년 9명의 북송 문제는 이미 국제적으로 이슈화됐기 때문에 오래 끌수록 북한에 불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청소년들로 하여금 스스로 ‘납치극’을 주장하도록 해 주민들에게 ‘교훈’을 주려는 경고성 이벤트란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국제사회를 향해 적극적인 대화 공세를 펴고 있는 것과 때를 맞춰 탈북 청소년 9명을 공개한 것 역시 대화 국면에서 인권문제로 발목을 잡히지 않으려는 의도가 담겼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것처럼 탈북 청소년들을 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면서 본격적인 대화 국면에 앞서 이 문제를 털고 가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6-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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