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승리 위해 어떤 일이든 하고싶어, 단합 중요성 새삼 깨달아”
지난달 22일 최고위원들과 함께 자택에서 만찬을 가졌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이번에는 구기동 자택으로 당 관계자들을 초청해 만찬을 갖는 등 ‘사랑방 정치’를 본격화하고 있다.문 대표는 14일 최재성 총무본부장을 비롯한 정무직 당직자 9명과 만찬을 가졌다. 지난달 22일 최고위원들과 만찬을 가진 지 20여일만으로 만찬에는 최 본부장을 비롯해 안규백 전략홍보본부장, 홍종학 디지털소통본부장,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 김영록 유은혜 김성수 대변인, 박광온 대표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오후 7시에 시작한 저녁자리는 부인 김정숙씨가 직접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공수한 농어 2마리를 회로 뜨고 군소와 전복, 농어알조림, 가지찜, 가리비 등이 상에 오르는 등 10시30분이 돼서야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가 사랑방 정치에 나선 것은 스킨십이 약하다는 주변의 지적에 따라 인간적으로 진솔한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한 소통 차원에서 시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다만 비주류인 최재천 정책위의장과 이윤석 조직본부장, 정성호 민생본부장, 문 대표의 부인 김정숙씨의 중고교 동창인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불참했다.
격의없는 토론식 대화가 이어진 이날 저녁의 화두는 단일 역사교과서 문제였다. 참석자들은 정부 여당이 만든 국론 분열을 우려한 뒤 새정치연합이 친일사관과 종북주의를 모두 배격하고 온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입장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도 “우리가 꼭 여론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안이하다”라며 “저쪽에서 총력적 홍보전에 나서고 물량공세로 나올 것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모두 죽기살기로 뛰어야 한다는 결의와 함께 현역의원들은 자기 지역구에 묶일 수밖에 없는 만큼 실무적으로 홍보와 전략 등 중책을 담당할 핵심역량을 미리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 대표는 이에 “정말로 총선을 이기고 싶다. 이길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지 하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또 “시민사회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를 하기 전에는 당의 혁신과 변화에 비중을 두고 강조해 왔다. 그런데 당에 와서 보니까 단합과 통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달았다”며 “총선에서 이기려면 단합해야 하고 지지자들이 결집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총선 승리를 위해 홍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온 뒤 물량이나 아이디어 면에서 힘을 축적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고 문 대표도 전적으로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2012년 대선 개표조작 의혹을 제기해 논란을 빚은 강동원 의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참석자들은 강 의원이 반박을 하든지 정정을 하든지 후속조치에 나서야 하는데 연락이 안돼 답답하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문 대표도 “오늘 여러 번 전화해도 안 받으니 답답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참석자는 당 차원의 입장표명보다 단호한 대응의 필요성을 언급했으며 문 대표도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당내 인사들을 집으로 불러 이런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미 약속이 줄줄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의 부인 김정숙씨는 참석자에게 샴페인과 함께 손편지를 선물로 줬다고 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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