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당원 운집했지만 文대표 재신임에만 ‘촉각’원로들 “독재정권 때보다 위기…총선 패배 경각심 가져야”’쪼개진 60년’…상도동계 불참, ‘원외’ 민주당 별도 기념식
새정치민주연합이 18일 창당 60주년을 맞아 당내외 주요 인사들을 대거 초청해 기념식을 가졌다.당의 전통을 되새겨 갈등을 뛰어넘고 단합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이었지만,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를 둘러싼 내홍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행사 내내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새정치연합은 작년 3월 당시 민주당과 안철수세력이 통합해 출범했으나 야권의 적통을 이어가는 정당이라는 의미에서 지난 1955년 9월 18일 민주당 창당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으며 올해 60주년을 맞아 각종 기념행사를 추진해왔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당 지도부와 함께 권노갑 김원기 임채정 상임고문 등 당 원로와 의원, 당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홍걸씨도 참석했고,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화환을 보내왔다.
추궈홍 주한중국대사와 오카다 가쓰야 일본 민주당 대표는 영상을,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찰스랭글 미국 하원의원은 편지를 보내와 각각 축하했다.
그러나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불참했고, 국회 외교통일위 소속인 김한길 전 대표도 현재 해외에서 국감 중이서 참석하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행사에서 1987년 6월 항쟁 모습이나 남북정상회담 모습 등이 담긴 홍보영상을 상영하고, 당이 밟아온 60년의 역사를 강조하면서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당과 오랜 세월 인연을 맺어온 ‘뿌리당원’에게는 감사장이 전달됐다.
그러나 이런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에서는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 여부가 최대 화제가 되면서 기념 행사장 분위기는 달아오르지 못했다.
특히 이날 오전 중진들이 문 대표에게 ‘20일 당무위원·의원 연석회의 개최’ 절충안을 제시하자 당 안팎의 시선은 모두 문 대표의 입으로만 쏠렸다.
문 대표도 이런 어수선한 상황을 의식한 듯 “자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날”이라며 “우리의 현실이 역사 앞에 부끄럽다”고 자성했다.
원로들은 쓴소리를 통해 당의 새로운 출발을 주문했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당이 하나가 돼야 한다. 분열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김원기 상임고문은 “지금은 군사독재정권과 맞서 싸울 때마다 더 심각한 위기”라면서 “당은 아집과 독선에 빠져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음을 반성해야 한다. 총선에서 필패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임채정 상임고문은 “단결하지 않으면 역사에 대한 배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야당 역사의 또다른 축인 상도동계의 외면도 이날 행사의 의미를 깎아내렸다.
새정치연합은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상축사를 부탁했으나, 김 전 대통령측이 건강상 이유로 거절했다. 상도동계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김덕룡 전 의원도 초청됐지만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아울러 이날 오후 2시에는 원외정당인 ‘민주당’도 창당 60주년 기념식을 별도로 가져 새정치연합과 서로 정통 야당의 ‘적자’를 자처하면서 경쟁하는 듯한 웃지못할 상황까지 조성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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