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 아들’ 논란 뒤편, 검찰총장 사퇴 속사정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비록 짧지만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4월 4일 취임한 지 5개월여 만이다. 청와대·여당·국가정보원의 전방위 퇴진 압박에 채 총장이 결국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채동욱 검찰총장을 상대로 사상 초유의 감찰을 지시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며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9/13/SSI_2013091321142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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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을 상대로 사상 초유의 감찰을 지시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며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9/13/SSI_20130913211421.jpg)
채동욱 검찰총장을 상대로 사상 초유의 감찰을 지시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며 눈을 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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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혼외아들’ 의혹을 제기한 지 1주일 만인 이날 오후 황 장관의 감찰 지시 직후 전격 사의를 표명한 채 총장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9/13/SSI_20130913211440.jpg)
![조선일보가 ‘혼외아들’ 의혹을 제기한 지 1주일 만인 이날 오후 황 장관의 감찰 지시 직후 전격 사의를 표명한 채 총장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9/13/SSI_20130913211440.jpg)
조선일보가 ‘혼외아들’ 의혹을 제기한 지 1주일 만인 이날 오후 황 장관의 감찰 지시 직후 전격 사의를 표명한 채 총장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지난 6일 조선일보의 ‘혼외 아들 의혹’ 제기가 채 총장의 발목을 잡은 것처럼 비친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청와대·여당·국정원의 ‘총장 찍어내기’ 시나리오의 결과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 러시아·베트남 출국→6일 조선일보 혼외 아들 의혹 보도→11일 박 대통령 귀국→여당의 채 총장 사퇴 청와대 건의→법무부, 채 총장 감찰 지시’ 순으로 채 총장 사퇴를 위한 작업이 진행됐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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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수뇌부는 지난 11일 청와대 핫라인을 통해 채 총장 사퇴를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권 인사는 “여당 수뇌부는 총장의 도덕성과 인사청문회 때 재산 은닉 등 허위 신고를 한 점 등을 문제 삼아 추석 전에 청와대 핫라인을 통해 채 총장 사퇴를 비공식적으로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채 총장 사퇴에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채 총장 특별 감찰 지시가 결정적이었다. 황 장관이 법무부 내 감찰 조직을 동원해 채 총장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총장 사퇴의 총대를 멨다. 사상초유의 일로, 법무부 감찰이 현직 총장을 소환해 조사하겠다며 사실상 물러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채 총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하면서도 “지난 5개월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 왔다고 감히 자부한다”면서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 대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리를 적용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떠한 고려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채 총장도 본인이 왜 물러나야 하는지 그 배경을 알고 있다는 의미다.
검찰 관계자는 “황 장관의 감찰 지시에 대해 사정기관 총수로서 채 총장이 느꼈을 모욕감은 엄청났을 것”이라며 “황 장관의 감찰 지시는 총장에게 대놓고 물러나라고 압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3-09-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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