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비대위 무력화” vs 친박계 “의견제시 말라는 거냐”
당권ㆍ대권 분리를 규정한 현행 당헌을 유지해야 한다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당 비상대책위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비대위가 ▲당권ㆍ대권 분리 규정 개정 ▲대표ㆍ최고위원 분리 선출 ▲전 당원 투표제 도입 등 전당대회 관련 당헌ㆍ당규 개정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이에 대한 견해를 피력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친이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비대위원인 나성린 의원은 20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비대위에서 토론이 진행 중인 사안인데 박 전 대표는 신중했어야 한다”며 “박 전 대표가 말을 해버리니 토론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신지호 비대위원도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현재 진행 중인 논의가 어제 박 전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의 회동으로 의미를 상실할 판”이라며 “이는 민주적 의사결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의화 비대위원장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가) 대표ㆍ최고위원 분리선출도 ‘개혁 후퇴’로 규정한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비대위를 무력화하는 발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친박(친박근혜)계 비대위원들은 “다른 사람은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고 박 전 대표는 안 된다는 것이냐”며 반박했다.
김학송 의원은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는 이미 의견을 냈고 박 전 대표의 의견은 어제 나왔으니 그것을 참고해서 비대위가 최종 결정하면 된다”며 “박 전 대표의 발언이 비대위 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성조 의원도 “황 원내대표가 물어봐서 박 전 대표는 자기 의견을 말한 것인데 그것을 공개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며 “박 전 대표는 공개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 원내대표는 경남 김해 소재 봉하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당헌ㆍ당규 개정은) 비대위에서 의견을 모아서 판단할 문제”라며 “정몽준 전 대표나 김문수 경기지사도 만나서 의견을 물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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